[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서울시 공공임대주택에 소득초과, 불법 전대 등으로 적발된 부적격 입주가 최근 5년간 19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 중에는 1억짜리 마세라티 기블리를 보유하거나 5000만원짜리 벤츠를 모는 이도 있었다. 부동산, 소득, 자동차 가액 등 자격 기준 초과자가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시 공공임대주택에서 소득 초과, 불법 전대 등으로 적발된 부적격 입주는 총 189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의원에 따르면 부적격 입주 사유별로는 주택소유가 1108건으로, 이 중 437건(39.4%)은 재개발 임대주택에서 발생했다. 특별공급 세대의 경우 소득기준이 적용되지 않아 다른 공공임대주택에 비해 주택 소유 부적격 입주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소득 초과는 551건, 부동산 초과 118건, 자동차 초과 68건, 불법 전대 51건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동차 보유 자격 기준을 초과한 경우를 보면 대학생, 신혼부부, 청년 등을 대상으로 하는 행복주택에 거주하는 한 세입자는 차량가액이 9908만원인 마세라티 기블리를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4분위의 무주택 저소득층으로 국민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는 차량가액이 5352만원인 벤츠 'E300'을 보유하고 있었다. 행복주택과 국민임대주택의 자동차 제한 금액인 2468만원의 2~4배를 넘어서는 것이다.
조오섭 의원은 "공공임대주택은 유형별로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 평균소득 100%이하, 70%이하, 50%이하인 주거취약계층에게 월 10~30만원대 수준의 임대료로 공급되는 주택"이라며 "고가의 자동차를 보유하거나 주택 소유자들이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 부적격 입주자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8월 5일 서울 노원구 태릉 골프장 일대. 전날 정부는 수도권에 13만2000가구를 추가로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8·4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누리꾼들은 돈 많은 백수들 때문에 정작 들어가야 할 사람들이 못들어가서는 안된다며 부적격 입주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한 누리꾼은 "임대주택 살면서 고급차를 타지말란 법은 없지만 마세라티는 아니다. 저런 국민의 암덩어리 같은 놈들 때문에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이 욕을 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공임대주택은 무주택 저소득층, 대학생, 신혼부부, 청년 등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정부나 지자체가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임대 또는 임대 후 분양전환을 목적으로 공급된다.
유례없는 전세난에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공공임대 주택을 중산층까지 포함해 누구나 살고 싶은 '질 좋은 평생주택'으로 만드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8.7%) 이상인 약 10%까지 차질 없이 공급할 계획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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