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SK텔레콤이 가상·증강현실(VR·AR) 플랫폼 '점프'를 앞세워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일회성 콘텐츠 판매를 넘어 글로벌 협력업체들과 손잡고 플랫폼 서비스까지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수익화 모델로는 장기적으로 기업간거래(B2B)를 구상 중이다.
유영상 SKT MNO사업대표는 20일 열린 'SKT 점프스튜디오 온라인 간담회'에서 "공동으로 점프 서비스 콘텐츠에 투자하고 각국의 통신 사업자는 자국에서 서비스하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연내 홍콩,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북미, 유럽, 아시아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가 20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가상 공간 속에 3D 홀로그램으로 나타나 5G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T
SKT의 점프 VR·AR 앱은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든 유명인이나 캐릭터 등을 소환해 사진, 동영상을 찍으며 즐기는 콘텐츠 플랫폼이다. 엔터테인먼트, 교육, 스포츠 등으로 서비스 분야를 확장 중이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콘서트에서 12m 높이의 최시원(슈퍼주니어 멤버)씨를 가상으로 선보이며 엔터 영역에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VR을 활용한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버추얼 밋업'을 활용하면 최대 100명까지 가상 공간에 모여 공연, 전시, 콘퍼런스 등을 진행할 수 있다.
SKT는 국내 서비스 고도화와 함께 글로벌 진출도 계획 중이다. 기존 글로벌 동맹을 활용해 논의를 진전시키는 방식이다. 첫 진출 국가가 될 홍콩의 경우 파트너사 중 하나인 홍콩 통신사 PCCW와 협업한다. 이후 '브릿지 얼라이언스'(아시아 로밍 연합), 도이치텔레콤(유럽), T모바일(미국) 등과 논의를 진전해 글로벌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전진수 5GX서비스사업본부장은 "동남아를 시작으로 유럽, 미국 등 영문권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현지화 작업이나 지역별 규제 등을 검토 중으로, 시간이 걸리지만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본사 T타워에 구축한 혼합현실 제작소 점프스튜디오 전경. 사진/SKT
점프 VR·AR의 수익 모델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B2B·소비자거래(B2C) 등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 대상의 유료화 모델은 계획하고 있진 않지만, 향후 이용자 증가와 평가에 따라 다양한 사업 모델을 붙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점프 서비스의 누적 가입자는 300만명이며, 60만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기록 중이다. 내년까지 1000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B2B 모델의 경우 전시, 콘퍼런스 공간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현재 매출을 생각하고 있진 않다"며 "가입자 호평을 받았을 때 수익 모델이 나올 수 있다. 먼저 1000만 가입자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KT는 혼합현실(MR) 콘텐츠 제작소 점프스튜디오를 서울 SK남산빌딩에서 본사 T타워 1층으로 이전했다. 회사는 이번 확장 이전을 계기로 방문객에게 제작 환경을 소개하며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 본부장은 "T타워에는 외부 고객이 신규 기술을 볼 수 있는 '티움'이 있다"며 "티움과 연계해 스튜디오도 편하게 볼 수 있게 개설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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