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재도약 꿈꾸는 중형조선소
2020-10-22 06:10:07 2020-10-22 16:51:53
중형조선소의 침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수년 동안의 수주 부진에 따른 일감부족과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중형조선소의 2분기 수주량은 단 2척에 그쳤다. 상반기로 범위를 넓혀도 수주량이 6척에 불과하다.
 
조선업은 대호황기였던 2005년만 하더라도 '전 세계 10대 조선소'에 한국이 7개사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대호황기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일감이 부족해 조선소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일부 조선소는 건조자금이 없어 근로자 임금 지급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나며 한계를 드러냈고 이런 상황에서 채권단의 수주가이드라인도 따라야 한다. 
 
업계에선 이대로 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중형조선업계가 몰락할 것이란 인식이 팽배하다. 공멸 위기가 중형조선소를 휘감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단은 중형조선소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연내 매각 성사 의지를 불태운다. 정부가 계속해서 개별기업을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다행이 매물로 나온 조선소들은 새주인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견조선소인 대선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최근 부산 향토기업 동일철강을 대선조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앞서 동일철강은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바 있다. 
 
수은은 지난 2017년에도 대선조선 매각을 시도했지만 매각금액 등이 맞지 않아 불발된 바 있다. 2차례의 시도 끝에 대선조선은 동일철강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높다. 동일철강은 철강 제품을 생산해온 업체지만 조선용 형강을 생산하는 화인베스틸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어 향후 대선조선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대선조선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같은 중형 조선소인 한진중공업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한진중공업의 예비입찰은 오는 26일 마감된다. 한진중공업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비롯 중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인수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중형조선소 매각이 불발되면 언제 또 다시 재매각이 추진될 지 알 수 없다. 이럴 경우 조선소 근로자들은 고용불안정에 시달릴 수도 있다. 중형조선소가 새주인을 찾은 뒤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은 조선소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해본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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