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에 따른 '세금 폭탄' 주장이 쏟아져 나오면서 여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산세 감면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재산세 감면 대상을 두고 여당인 민주당과 정부 사이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야당 간 의견도 엇갈리면서 정치권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정은 이날 재산세 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합의점을 끝내 찾지 못하면서 끝내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아파트와 단독주택, 토지 등 부동산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저가 1주택 보유자들의 재산세 부담 완화 계획도 밝혔다. 사진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는 앞서 현재 시세의 50~70% 수준인 부동산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오는 2030년 90%까지 상향할 방침을 세웠다. 공시가격과 시장가격의 간극에 보유세 실효세율이 떨어지고 조세 형평성이 저해되는 부작용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고가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면서 실거주 1주택자들의 세부담도 덩달아 오르는 우려와 함께 증세 논란이 제기됐다. 당정은 중저가 1주택 소유자에 재산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다만 감면 구간을 두고 민주당은 공시가 9억원 이하 주택까지 재산세율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와 청와대는 6억원 이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기가 오랫동안 살아온 집 한 채인데 개인 의지와 상관없이 값이 오르고 단순히 집값이 얼마이기 때문에 세금을 많이 내야 된다면 이런 것은 보완을 해 줘야 된다”며 재산세 인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공시가 현실화에 따른 세금 부담이 늘어날 거라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전날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해 재산세를 최대 50% 감면하는 방안 등을 입법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의당은 "현재 공시가격 9억원 주택의 경우 실제 가격이 12억~13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정은 추가 논의를 이어간 뒤 이르면 다음주 초 재산세 인하 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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