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대외 개방을 확대할 것을 천명했다. 미국 대선이 혼전 양상을 거듭하는 가운데 대미 전략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시 주석은 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3회 국제수입박람회 기조연설에서 "세계 각국이 개방과 협력으로 나아가는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위험과 도전에 공동 대응하고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 대외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역사는 위험과 도전 앞에서 각국이 마치 한배를 타고 각자 책임을 다해야지 독선적이어서는 안된다"며 "강대국이 먼저 앞장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 연설을 앞두고 미 대선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 대선이 혼전을 거듭하면서 승패의 뚜렷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자리에서 중국의 대미 전략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시 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국제질서와 규칙을 파괴하도록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자세로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무역 체제를 유지하며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 규칙을 보완하고 개방형 세계 경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해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미국 대선은 미국의 내정이고 중국은 이에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폐막한 제19기 5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미 전략에 대한 언급 대신 시 주석은 "중국은 14억 인구와 4억명이 넘는 중위소득층이 있는 세계 최대의 잠재력을 갖춘 시장"이라며 "중국의 광활한 내수시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잠재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앞서 천명한 '쌍순환' 발전 전략에 더 힘을 실었다.
쌍순환은 지난달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채택된 중국의 새 부국 전략이다. 5중전회는 쌍순환을 통해 10년 뒤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시 주석은 "폐쇄적인 국내 순환이 아니라 개방적인 국내·국제 쌍순환"이라며 "중국 자체의 발전에도 필요하고 각국 국민의 복지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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