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성인 10명 중 3명 이상이 지인과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은 성인남녀 3396명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와 인간관계’를 설문해 1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37%가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친구, 직장동료 등 지인들과 ‘사이가 멀어졌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62.1%였고, ‘사이가 더욱 가까워졌다’는 답변은 0.9%에 불과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49.4%), 40대(43.2%), 30대(42.4%), 20대(26.5%) 순으로 사이가 멀어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디지털 친화적인 젊은 세대일수록 언택트 소통에 익숙하기 때문에, 거리두기로 인해 인간관계에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처럼 지인과의 관계가 멀어지며 ‘코로나 블루’가 심화된 응답자도 상당수였다. 지인들과 멀어졌다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4.3%)은 ‘우울함이 가중됐다’고 답변했다. ‘별로 영향 없다’는 34.3%,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응답도 일부(11.3%) 있었다.
실제로 개인적인 만남의 횟수도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월 평균 4차례 지인을 만났지만, 이후로는 2회로 줄어들었다.
전체 응답자 중 84.3%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인과의 만남을 결정하는 기준도 바뀌었다고 답변했다. 이들 중 ‘중요한 일은 직접 만난다’(54.1%)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가능한 한 메신저 등 온라인으로 대체한다’(39.5%)가 뒤를 이었다. ‘아예 만나지 않는다’도 6.4%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맥을 줄여나가는 ‘인맥 다이어트’가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되고 있다는 응답이 43%로 집계됐다. 대면이 줄어들면서 얕은 인간관계는 유대가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거리두기를 계기로 인맥 다이어트를 실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21.1% 있었다. 가장 큰 시도 이유로는 ‘불필요한 인간관계가 부담스러워서’(52.8%, 복수응답)를 꼽았다. 계속해서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싶어서’(49.6%), ‘감정 소모를 줄이고 싶어서’(32.2%), ‘남을 신경 쓰지 않고 살고 싶어서’(29%), ‘진짜 친구를 찾기 위해서’(15%), ‘SNS에 원치 않는 사람에게 내 정보를 알리기 싫어서’(10.4%) 등을 들었다.
정리하고 싶은 인맥 1순위는 ‘최근 1년간 최소한의 소통도 없었던 사람’(49.2%, 복수응답)이였다. ‘앞으로의 교류 가능성이 적은 사람’(49%)이 바로 뒤를 이었고,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34.5%), ‘얼굴조차 잘 생각나지 않는 사람’(31.9%), ‘정치나 종교색이 강한 사람’(17.3%) 등의 순이었다.
사람인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인과 멀어진 응답자보다 인맥 다이어트 경험자가 더 많은 이유는 후자가 더 광범위한 의미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사람인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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