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통업태 간 구분이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온·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합병과 동맹으로 힘을 합치거나 체질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10일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 9조원, 연간 취급액 15조원, 하루 거래 600만건에 이르는 초대형 온·오프라인 겸업 단일 유통 기업이 탄생한다. GS리테일은 합병 이유를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편의점과 홈쇼핑이라는 사업 구분을 없애고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행태에 대응해 디지털 커머스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사례로, 앞서 2018년 CJ오쇼핑과 CJ E&M도 합병해 CJ ENM으로 출범하면서 미디어와 커머스가 융·복합되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방송과 커머스 부문은 성장세를 이어 갔지만 영화 사업부는 계속되는 적자로 합병 후 통합 시너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넘어 이종 유통 플랫폼 간 합병으로 낼 수 있는 시너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 역시 2년간의 준비 끝에 그룹 통합 쇼핑앱인 '롯데온(ON)'을 정식 론칭하며 온라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오픈 초기에는 애플리케이션 구동 속도와 상품 데이터 부재에 대한 이슈가 있었지만, 내부 정비를 통해 고객 트래픽, 상품 확보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다. 롯데쇼핑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지만, 롯데온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위한 정보기술(IT)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강희태 유통 BU장 부회장 직속의 빅데이터 전문 조직을 발족하고, 윤영선 롯데정보통신 상무를 임명했다.
지난해 3월 SSG닷컴을 분사한 이마트는 최근 인사를 통해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쓱닷컴 대표로 임명하면서 온·오프라인 '강희석 1인 체제'로 전환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온·오프라인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에서다. 신세계는 최근 SSG닷컴에 데이터·인프라 본부를 신설하고, 온·오프라인 통합 고객 DB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시너지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초대 본부장은 컴퓨터공학과 박사 출신이면서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장유성 전무가 맡았다.
유통업계에서 생존 경쟁이 날로 치열해진 가운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너지 강화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기존 유통업체들은 쿠팡이나 네이버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CJ그룹과 네이버는 지분 교환까지 한 상황에서 차별화된 전략과 인프라가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의 승패를 가를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 제공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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