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조치 명령에 대해 국민 10명 중 6명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개월간 이어져온 '추윤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으면서 국민적 피로감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야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 개정을 두고 충돌하는 가운데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정지 사태가 연말 모든 민생 현안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자료/리얼미터
26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따르면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총장 직무정지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의 56.3%가 추 장관의 조치를 '잘못한 일'이라고 부정 평가했다. '잘한 일'이라는 긍정평가는 38.8%로 부정평가에 비해 17.5%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지난 1월 추 장관의 검찰 인사 조치로 촉발된 윤 총장과의 갈등은 이번 직무배제 조치로 정점을 찍게됐다. 10개월간 이어져온 강대강 대치로 이른바 '추윤갈등'에 따른 국민적 피로감이 높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세종·충청(68.3%)과 부산·울산·경남(65.4%) 등 대부분 지역에서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이 외에 서울(53.6%), 인천·경기(58.0%), 대구·경북(56.8%) '잘못한 일'이라는 평가가 '잘한 일' 평가보다 우세하게 나타났다. 반면 광주·전라 등 호남 지역은 '잘한 일'(52.4%) 응답이 '잘못한 일'(38.6%)을 앞섰다.
연령대별로는 40대를 제외한 전연령층에서 '잘못한 일'이라는 평가가 우세하게 나왔다. 60대 중 75.1%는 ‘잘못한 일’이라고 응답해 부정평가 응답이 가장 많은 연령대로 집계됐다. 20대에서는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39.9%로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은 47.1%로 나타났다. 다만 40대는 ‘잘한 일’이라는 긍정 응답이 55.8%로 나타났다.
윤 총장은 직무배제 하루만인 지난 25일 밤 법원에 추 장관의 직무정지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만약 법원이 윤 총장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추 장관의 직무배제 명령은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효력이 중단된다. 윤 총장은 6개 직무정지 근거에 대한 반박을 적시하는 등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평검사들을 중심으로한 회의가 전국 동시다발적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검찰 조직의 집단 반발 조짐도 있다.
추윤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공식 입장을 내놓기 꺼려하면서 갈등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의 강행 처리 수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말 정국은 검찰개혁 블랙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내년 예산안 처리와 같은 중요한 민생 현안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진보적 성향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정치화돼 수많은 절박한 민생현안들을 잠식하고 있다"면서 "행정부 내의 충돌과 갈등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대통령이 뒷짐 지고 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문 대통령이 나설 때라고 지적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