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영국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학교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효과성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임상시험 중 연구진의 투약 실수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고령층에게 강력한 면역반응이 나타났다는 발표를 번복하고 실험집단에 고령자가 없었다는 점을 뒤늦게 시인하는 등 연구 신뢰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월24일 코로나 19 백신 공동 개발팀인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과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3상 실험을 자원자에게 실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욕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과학자들과 백신 관련 전문가들을 인용해 "아스트라제네카가 공개한 데이터의 오류와 일련의 실험 결과 누락으로 백신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지난 23일 자신들이 개발 중인 백신의 3상 임상시험 초기 데이터 분석 결과 평균 면역 효과가 70%라고 발표했다. 다만 연구자의 실수로 두 차례 투약량을 조절한 결과 면역 효과를 90%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는 설명이나,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투약량에 따른 면역 효과가 다른 원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실험 결과 백신 1회분의 절반을 우선 투약하고 한 달 후 1회분 정량을 투약한 참가자들은 예방 효과가 90%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두 차례 모두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한 이들의 예방효과는 62%로 떨어졌다.
미 백신 전문가 사드 오메르 예일대 박사는 "90%의 예방효과가 나온 집단은 참가자는 2741명으로 적은 수준"이라며 "더 많은 참가자가 접종 받았을 경우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령층에서 강력한 면역효과가 나타났다는 앞선 발표와 달리 첫 투약에 참가자들이 모두 55세 이하로 고령층은 실험 대상에서 빠져있던 것으로 알려지며 불신은 더욱 커졌다. 이마저도 사측이 시인하기에 앞서 미 정부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초고속 작전' 최고책임자 몬세프 슬라위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임박한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의 효능에 의문점이 드러나면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날 스테파니 카코모 FDA대변인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투약량 실수가 백신 승인 가능성에 타격을 줄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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