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내년 7월 GS홈쇼핑과 흡수합병이 예정된 GS리테일은 다른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종목과 업태를 가리지 않고 유통 시장 선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허연수 부회장이 이끄는 GS리테일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확장성을 통한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허만정 LG 공동창업주의 손자인 허 부회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시라큐스대 전자계산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한 뒤 2003년부터 GS리테일 신규점 기획담당으로 자리를 옮겨 편의점사업부 MD부문장 전무, 편의점사업부 사장 등을 거쳐 2016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허창수 GS그룹 회장 용퇴 이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 합병으로 허 부회장이 유통 부문 경영 전반을 총괄하게 되면서 역할이 더 막중해졌다. 허 부회장은 올해 초 열린 GS리테일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경영 혁신과 함께 온라인 통합 플랫폼 구축 및 데이터 기반의 업무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GS리테일은 GS홈쇼핑 합병비전과 전략에서도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을 목표로 로얄고객 확보와 상품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시너지 발휘를 위해선 '규모의 경제'를 넘어선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전략 부문 산하에 신사업추진실을 신설한 GS리테일은 올해 △LG전자 △신한카드 △KT △농협하나로유통과 제휴를 맺었다. 지난 23일 농협하나로유통과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은 대형마트 부문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공동으로 기획·개발해 생산 물량 증대와 함께 원가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에서 최저가 경쟁과 온라인 구매 확대로 물류와 배송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GS리테일은 합병 뒤 이커머스 물동량에 대응할 수 있는 온라인전용물류센터 투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슈퍼와 편의점 채널을 중심으로 신선식품 수급 노하우를 쌓아온 GS리테일은 신선식품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투자와 함께 배송 처리를 위한 콜드체인 인프라 확충에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이 지난 17일 KT와 체결한 '디지털물류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물류와 배송망을 강화하는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7월엔 LG전자와 손잡고 GS25의 상품을 로봇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GS리테일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펫츠비'를 중심축으로 반려동물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18년 첫 투자 이후 지분 확보와 유상 증자 등으로 현재 최대 주주다. 이달 중순에는 반려동물 사업 성장성에 주목해 GS리테일 산하에 있던 3곳의 반려동물 사업체를 하나로 합쳤다. GS홈쇼핑도 반려동물 사업에 투자하고 있어 합병으로 양사의 반려동물 사업이 통합되면 사업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확장성 못지않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랄라블라의 수익성 제고 문제도 시급하다. 랄라블라는 2017년 이후 영업손실이 지속돼 허 부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2017년 말 기준 186개였던 매장 수는 현재 140여개로 줄었다. GS리테일은 GS25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뷰티전용매대'를 선보이며 랄라블라 살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랄라블라를 운영하며 납품업자에 부당 반품을 강요하고 상품대금을 감액한 것으로 드러나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H&B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던 허 부회장의 계획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유통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합종연횡'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허 부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사진/GS리테일 제공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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