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경기도가 무분별한 산지 개발행위를 개선하고 청정한 산림을 보전하고자 도내 시·군 조례 개정에 반영할 수 있는 산지 개발·관리 지침을 마련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말 "난개발로 인해 주민의 삶의 만족도가 하락한다"면서 "경기도 차원의 대책을 세울 것"을 주문한 뒤 나온 첫 조치다.
2일 경기도는 '경기도 산지지역 개발행위 개선 및 계획적 관리지침'을 만들어서 도내 31개 시·군에 전달하고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군계획조례에 반영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침은 개발이 가능한 표고와 경사도 기준, 절·성토 비탈면과 옹벽 설치기준, 진입도로 너비, 비탈길 경사 기준 등을 담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 지침은 '산림을 보전해 미래 세대에 잘 물려줘야 한다'는 이 지사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달 25일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일원의 산지개발 현장을 방문, "산지훼손으로 재난재해 문제가 심각하고 교통체증 등 거주자들에게 피해를 줘서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라면서 "토지주와 건축업자, 설계·토목회사들은 산을 훼손해 돈을 벌고 땅값을 올려야 하니까 시·군에 대한 (개발) 압력이 엄청날 것인데, 도에서 기준을 만들고 난개발을 최소화하고 계획적 개발을 늘려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10월25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일원의 산지개발 현장을 방문해 난개발 실태를 점검했다. 사진/경기도청
경기도는 우선 개발행위 허가 기준 중 표고에 대해선 기존 기준지반고(개발 대상지로부터 최단 거리 도로의 높이) 대신 해발고도를 사용토록 제안했다. 현재 도내 일부 시·군에선 기준지반고 50m 이하에서 개발이 가능토록 했다. 하지만 이러면 표고가 높아져 산 정상까지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표고 기준을 해발고도로 하면 지역여건에 따라 높이 기준을 설정, 그 이상은 개발을 못 하도록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경사도의 경우 개발행위 허가 대상지의 경사도 기준을 15도 이하로 했다. 단 상대적으로 규제가 심한 시·군은 지형 특성 등을 고려, 경사도 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토록 제안했다. 진입로 종단경사는 17%(약 9.6도) 이하로, 농·어
·임업용시설과 단독주택, 소규모 제1종 근린생활시설은 교행이 가능토록 대피소를 만들게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지침은 경기도연구원을 통해 규제기준을 새로 정했다"라면서 "난개발을 개선하고 산림을 보전하려면 시·군의 협조와 동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산지조례 제정도 추진한다"라면서 "앞으로 시·군은 개발행위 허가 때 상위계획과의 정합성도 유지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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