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질병관리청이 국산 보툴리눔 톡신 균주 관련 전수조사에 돌입하면서 끊이지 않던 출저 논란을 풀어 낼 실마리가 마련됐다. 업계는 이번 기회에 투명한 공개를 통해 각 사별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동시에 국산 품목 신뢰도 저하 요소의 소멸을 바라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개발 중인 국내사들은 균주 출처 등에 대한 증명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의 균주 출처 및 관리 전수조사 공문에 응하기 위해서다.
질병청은 지난 2일 국내 20여개 업체에 균주 출처를 비롯한 관리 실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 공문을 발송했다. 오는 11일까지 서면을 통해 균주의 취득 과정과, 장소, 관리 현황 등을 조사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후 필요에 따라 현장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 보툴리눔 톡신의 균주 출처는 지속적으로 논란의 대상이었다. 전 세계 4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보툴리눔 제제(미용목적 기준) 시장 내 미국 엘러간과 프랑스 입센, 독일 멀츠 등 소수 업체만의 품목 개발에 성공한 반면, 국내에서만 5개 품목이 시판 중이기 때문이다. 균주를 보유해 제품을 개발 중인 기업까지 포함하면 20여개에 달한다.
보툴리눔 톡신 품목 핵심이 되는 균주 발견이 개발의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유독 많은 국산 보툴리눔 톡신 균주에 대한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영업기밀 등을 이유로 출처 등이 투명히 공개되지 않은 구조 탓이다. 5년 넘게 지속 중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전쟁 역시 해당 논란의 적지 않은 배경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지속된 잡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보건당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져온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를 통해 보툴리눔 톡신 균주출처 전수조사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한 이후, 관련 움직임이 급물살을 탔다. 이번 공문 발송 역시 관련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시 질병청은 관리부터와의 협의를 통해 정부 차원의 안전대책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근 해외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 등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무대에서의 국산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명 필요성이 강조돼왔다. 자칫 개별기업은 물론, 국산 품목 전체에 대한 신뢰성을 하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청 역시 이번 조사를 통해 문제가 된 기업들을 처벌,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논란을 종식시킨다는 방침이다. 결과에 따라 법적 조치 등의 처벌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역시 전반적으로 반색하고 있다. 각 사별 균주 출처 및 증명에 대하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옥석가리기를 통해 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논란이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국산 품목 전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와 동남아 지역 등에 국한됐던 국산 제품 영역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 등으로 넓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통해 밝혀질 것은 밝혀지는 게 업계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이 국산 보툴리눔 톡신 균주 관련 전수조사에 돌입하면서 끊이지 않던 출저 논란을 풀어 낼 실마리가 마련됐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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