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다. 취약 차주의 이용도가 높은 상품인 만큼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인한 영향이 선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상위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취급 규모가 줄었음에도 연체액이 늘어나 연체율 지표가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모습. 사진/뉴시스
7일 업계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주요 상위 저축은행(SBI·OK·웰컴)이 취급하는 소액신용대출 연체액 규모는 25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21.2% 증가했다. 제 때 못 갚는 소액대출 규모가 증가하자 연체율이 일제히 상승했다. OK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5.5%로 집계됐다. 전분기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소액신용대출 규모는 271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200억원 감소한 반면 연체액 규모는 24억원 늘었다.
웰컴저축은행도 비슷한 양상이다.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이 5.05%로, 전분기 대비 0.87%포인트 올랐다. 9월 말 기준 소액신용대출 규모는 1306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34억원 줄었지만 연체액은 10억원 증가해 지표가 악화했다.
SBI저축은행은 소액신용대출 규모 대비 연체액 증가분 규모가 더 크게 확대되면서 연체율이 상승했다. 9월말 기준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2.5%로 전분기 대비 0.52포인트 뛰었다. 소액신용대출 규모는 146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약 100억원 늘고, 연체액도 10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주요 저축은행에서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이 악화한 것은 코로나 확산이 심화하며 상환이 어려운 차주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원 이하 한도로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으로, 대개 생활 자금이나 기대출 이자 상환에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300만원 이하의 소액신용대출은 급전대출로 이용 차주의 신용등급이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서 낮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저축은행이 소액신용대출의 취급 규모를 선제적으로 줄였음에도 연체율이 높아진 만큼 일반 신용대출까지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개인신용대출 문턱을 점차 높이는 반면, 위험이 낮은 기업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업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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