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SK의 백신 개발 전문 계열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전문성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더딘 국내 백신 개발 행보 속 해외 품목 도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한편, 자체 파이프라인을 통해 중장기적인 경쟁력까지 확보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해 백신 전문기업으로 신설됐다. 국내 최초의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스카이셀플루)과 세계 최초의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스카이셀플루4가),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스카이바리셀라) 등을 보유했으며,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개발에도 나서며 전문기업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 7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던 아스트라제네카와 국내 보건복지부와 글로벌 공급을 위한 3자 간 협력의향서를 체결하면서 주목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해당 의향서를 시작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일부를 국내 생산하는 성과를 도출냈다. 최근 정부가 국내 도입을 확정한 4종의 해외 백신 중 유일하게 아스트라제네카 품목만 선구매 계약 체결을 확정한 점 역시, 국내 생산이 가능한 이점이 배경이 됐다.
이어 8월에는 미국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하원 개발과 생산,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공급을 함께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까지 체결하며,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백신 기업으로 발돋움한 상태다.
해당 성과의 배경에는 기술력과 더불어 지난 2012년 완공된 백신 생산기지 '안동 L하우스'가 존재했다. 세포와 세균 배양을 비롯해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 백신 생산을 위한 선진적 기반기술과 생산설비를 보유해 세포배양 독감 백신을 비롯한 차세대 백신 생산이 가능한 L하우스는 현재 연간 5억도즈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백신 공급능력이다.
방대한 생산능력을 통한 위탁생산은 물론, 자체적인 코로나19 백신 개발 역시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영장류센터와 함께 진행한 'NBP2001'의 동물 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력을 확인, 11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의 시험계획을 최종 승인받은 상태다. 여기에 또 다른 코로나19 백신 파이프라인인 'GBP570' 역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내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본격화된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코스피 상장 추진을 결의한 회사는 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내년 상반기 코스피에 입성한다는 목표다. 앞서 올해 상장한 SK바이오팜이 미국 허가 파이프라인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역대급 흥행몰이에 성공한 만큼, 코로나19 장기화 속 경쟁력 무게감을 더해가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내년 IPO 최대어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생산기지 안동 L하우스 전경.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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