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남국, 법안 인질로 갑질…민주당 사과해야”
낙태죄 관련 정의당 대변인에 전화해 항의…내용·방식 부적절
2020-12-09 17:48:29 2020-12-09 17:48:29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정의당은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의당이 추진하는 법안을 돕지 않겠다’며 협박성 항의 전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김남국 의원의 항의 내용이나 방식이 매우 부적절했다”며 민주당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김 의원이 어제 저녁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에게 낙태죄 공청회 관련 브리핑 내용에 대해 항의전화를 했다”며 “항의한 내용은 정의당으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9분간 이어진 통화 내용은 집권당 국회의원이 맞는지 의심케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 조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낙태죄 관련 논평 내용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낙태죄 폐지는 물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정의당이 하는 것은 도와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은 “간혹 각 당 대변인 브리핑과 관련해 이의 및 정정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공식적인 방식을 통해 정정을 요청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난데없이 일면식도 없는 국회의원이 타 당 대변인에게 전화해, 왜곡된 브리핑이라 몰아붙이는 것은 결코 상식적인 행위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의 삶과 직결된 법안을 자신의 입장을 관철 시키고자 인질 삼아 압력을 행사한 것은 집권여당 국회의원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명백한 갑질이자 협박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폭력”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거대 여당 국회의원이면 타 당 대변인에게 무례하기 짝이 없는 짓을 벌여도 되는 것이냐”며 “민주당 지도부는 김남국 의원에 대한 징계를 비롯해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합당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을 포함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8일 낙태죄 공청회에서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에게 “(낙태죄는) 남성이 함께 결정해야할 문제”라며 “20~30대 남성들이 법안을 바라보는 평가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같은 날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성들의 반대의견은 잘 알겠으나 남성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등 어이없는 말들을 일삼고 여성들의 삶을 짓밟았던 공청회에서의 망언들을 굳이 다시 언급하진 않겠다”며 김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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