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페이스북 반독점 소송…"인스타·왓츠앱 인수가 경쟁제한"
2020-12-10 10:30:49 2020-12-10 10:30:49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업체 페이스북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왓츠앱 등 잠재적 경쟁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은 불공정 행위라는 지적이다. 구글에 이어 페이스북까지 거대 IT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한 미국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48개 주는 페이스북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소규모 경쟁자들의 경쟁력을 제한했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고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메시지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각각 10억 달러와 22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사진은 2019년 3월13일 아이폰 화면에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메신저. 페이스북 앱이 깔려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미 46개 주가 워싱턴DC 연방법원에 페이스북에 대한 소장을 제출하고 "반독점법을 어긴 페이스북은 자산을 분할하고 인스타그램 등을 매각해야 한다"한다고 밝혔다.  
 
FTC는 페이스북이 소규모 경쟁업체들을 인수·합병해 SNS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페이스북은 독점력을 이용해 소규모 경쟁자들을 제거했다"면서 "약탈적 기업 인수를 막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2012년 인스타그램, 2014년 왓츠앱을 각각 10억달러, 190억달러에 인수했다. 미 의회보고서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케빈 시스트롬 인스타그램 창업자를 만나 “우리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압박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이처럼 페이스북은 지난 15년간 약 70개 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페이스북의 이용자는 27억명에 이르고 시장가치는 8000억 달러(한화 약 868조원)에 달한다. 
 
페이스북은 성공한 기업을 처벌하는 '역사 수정주의'라며 반발했다. 이날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를 허가를 내준 것은 FTC"라고 밝혔다. 승인 해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냐는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미 정부가 반독점 소송 제시할 경우 법원에서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 미국은 거대 IT 공룡기업의 경쟁방해 행위 차단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10월 거대 IT 기업 구글에도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검색 엔진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구글이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 회사에 수십억 달러를 주고 구글 앱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해 다른 회사의 시장 진입을 막았다는 것이다.  
 
반독점 소송에도 해당 기업의 분할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레베카 앨런스워스 밴더빌트대 법학 교수는 "어떤 반독점 소송에서도 승소하기 어렵고 이번 소송도 다르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반독점 소송에 관한 한 정부의 의지는 어느때보다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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