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중국 국영 제약사 시노팜이 내년까지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을 10억회분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페루에서 시노팜 백신을 투약한 임상 참가자가 팔·다리 마비 증세를 보여 임상시험이 중단되는 등 안전성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백신 생산과 공급에 더욱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14일 베이징일보에 따르면 시노팜 자회사 중국생물중국생물기술집단(CNBG) 양샤오밍 회장은 지난 12일 한 포럼에서 "2기 생산공장이 이달내 완공됨에 따라 내년 코로나19 연간 생산량은 10억회 분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베이징과 우한 등 공장 2곳에서 연간 3억회분 생산이 가능하지만, 생산량을 3배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양 회장은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전세계 백신 중 11개가 최종 단계인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이 가운데 4개의 중국 코로나19 백신이 3상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8일 중국 제약사 시노팜의 한 연구원이 코로나19 백신 연구물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인간 세포 내 복제할 수 없는 불활성화 바이러스를 이용해 면역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바이러스의 핵산을 사람 체내에 주입하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과 달리 온도 조건 유지 없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 주목받고 있다.
시노팜은 지난달 25일 백신 출시를 신청했다. 러시아, 아르헨티나,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을 포함한 10개 국가에서 시노팜 백신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달 말 정식 허가를 받고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앞다투어 자국 백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서방국가를 중심으로 중국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루 국립보건원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시노팜의 임상시험 참가자 중 1명이 백신을 투여받은 뒤 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신경 관련 이상 증상을 보여 임상시험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페루 보건당국은 임상 참가자의 마비 증상이 '길랭-바레 증후군'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말초신경에 염증이 나타나 주로 팔다리 등에 통증과 마비 등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앞서 독감 백신 부작용에 따라 발병한 사례가 여럿 있었다.
시노팜은 지금까지 100만명 가까이 시노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았지만 단 한 건도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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