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시중은행이 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고신용자의 카드사 리볼빙 서비스 이용량이 증가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격상으로 자금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10% 미만 금리가 적용되는 리볼빙 상품 이용 비중이 늘었다. 사진/뉴시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고신용자의 현금서비스 이용 확대(12월7일자 "'대출규제 풍선효과' 고신용자 카드대출↑" 기사 참고)와 함께 지난 10월 카드사 4곳에서 10% 미만 금리가 적용되는 결제성 리볼빙 이용회원 비중도 전월보다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고신용자의 사용 비중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10% 미만 금리 리볼빙 상품 이용회원 비중은 1.53%로 전월 대비 0.65%포인트 상승했다.
롯데카드도 비슷한 양상이다. 10% 미만 금리의 리볼빙을 이용하는 회원 비중은 0.85%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55%포인트 높아졌다.
삼성·국민카드는 고신용자의 이용이 소폭 늘었다. 삼성카드의 10% 미만 금리가 적용되는 리볼빙 회원 비중은 3.25%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국민카드는 0.59%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증가했다.
아울러 대출성 리볼빙 상품에서도 고신용자 이용이 확대됐다. 신한카드의 10% 미만 금리의 대출성 리볼빙 이용회원 비중은 0.14%를 기록해 전월보다 0.02%포인트 늘었다. 삼성카드는 2.41%로 전달과 비교해 0.03%포인트 상승했다.
업계에선 최근 고신용자들의 리볼빙 사용이 증가한 것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통상 리볼빙의 경우 저신용자의 이용도가 높은 상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리볼빙은 카드결제 대금 이나 단기카드대출금의 최소 10%만 결제한 뒤 나머지 금액은 이월해서 수수료를 부과하는 구조로, 급하게 상환이 어려운 고객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거기다 평균 금리가 18~21%에 달해 상환 부담도 크다.
이 같은 특성에도 불구하고 고신용자의 리볼빙 사용이 증가한 데는 시중은행이 대출 취급을 줄인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9월 금융당국이 대출 총량을 조절을 요청 요청하면서 시중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높이고 대출한도를 축소했다. 여기에 코로나까지 겹쳐 자금 수요가 폭증하자 고신용자들이 리볼빙까지 손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자금이 부족한 일부 고객들이 리볼빙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볼빙 이용이 늘어나면서 올해 카드사의 리볼빙 수익은 지난해에 이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리볼빙 수익은 77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늘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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