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주한미군 감축 제동…트럼프 거부권 무효화
2020-12-29 13:05:03 2020-12-29 13:05:03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하원이 주한 미군 감축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된 2021 국방수권법(NDAA)을 재의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하원이 이를 일차적으로 막은 것이다. 상원까지 재의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완전히 무효화된다.
 
28일(현지시간) 더힐,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을 찬성 322명, 반대 87명으로 재의결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무효화하려면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은 29일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 하원에 제출된 2021회계연도 예산안. 사진/뉴시스
 
이번 표결에선 공화당 의원 109명도 찬성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의회와 충돌을 빚고 공화당 의원들을 곤경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하원이 무효화 한 것은 대통령 재임 4년 간 이번이 첫 번째 사례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까지 포함해 총 9차례다.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은 7410억달러(약 801조원) 규모의 국방비 예산을 담고 있으며, 주한미군 감축에 제동을 거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의회 동의 없이 주한미군 2만8500여명을 줄이는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으며, 독일과 아프가니스탄 등 해외 주둔 미군 병력 규모를 줄이지 못하도록 했다. 해외 주둔 미군 규모를 감축하기 위해선 미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동맹국 안보를 저해하지 않으며 동맹국과 적절히 논의했다는 것을 의회에 입증해야 한다.
 
미 의회는 지난 59년간 매년 국방예산이 포함된 이 법안을 통과시켜왔고, 대부분 공화·민주 양당의 광범위한 지지로 법안이 통과됐다. 올해도 하원에서 335대 78, 상원에서 84대 13으로 찬성 가결됐었다. 
 
그러나 올해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수권법이 위헌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예고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수권법은 아프가니스탄과 독일, 한국에서 군대를 철수할 대통령의 능력 제한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나쁜 정책일 뿐만 아니라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기업을 보호하는 통신품위법(CDA) 230조 폐지를 요구했으며, 인종차별 상징이 된 남부연합 관련 군 기지 명칭 변경 등에도 반대하고 있다.
 
29일 예정된 상원 본회의에서도 재의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상원과 하원이 28~29일 본회의 일정을 잡은 것도 차기 의회 출범 전인 내년 1월 3일까지 재의결하려는 의도였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재의결 표결이 하원을 통과하면 상원도 처리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편 미 하원은 이날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성인 1인당 지원금을 6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인상하는 경기부양책 수정안도 통과시켰다. 다만 상원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선 인상안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해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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