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이 허리띠를 졸라매게 됐다. 공공 예술 공간인 남산예술센터 등 수탁 사업이 종료되고 각종 사업이 코로나19 여파를 맞은 영향으로, 재단은 올해 예술가 지원과 청사 추가 조성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4일 서울시·서울문화재단에 따르면 재단 올해 올해 643억2797만원으로 편성됐다. 지난해 1199억2121만원에서 46.4%인 555억9323만원 감액된 수치다.
재단이 제93차 이사회를 거쳐 서울시에 올린 올해 예산 편성에서는 지난해 533억9521만원에 달했던 수탁 사업 항목이 전액 빠져있다. 재단은 서울예술대학교와의 남산예술센터 임대 관계를 지난해 마쳤고, 삼각산 시민청 등의 수탁 사업도 종료된 상태다. 다만 이번달 내로 행정절차를 진행해 다음달 말 이사회에서 다른 수탁 사업들을 지난해 액수만큼 복구 반영한다는 게 재단 입장이다.
나머지 감액분은 코로나19 여파가 컸다. 서울시의 출연금은 16억4335만원(2.9%) 감소한 574억600만원에 그쳤다. 축제 등 대면 야외 행사를 못하게 되면서 대행사 선정, 기념품 제작, 홍보물 인쇄 등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게 됐다는 것이다. 재단의 자체 수익도 16.9% 줄어들었다. 재단 관계자는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 대관료를 무료로 돌리거나 최소로 받아 수익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리띠를 조이게 된 재단은 오는 7월로 예정된 대학로 청사 이전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예산 항목을 보면 △예술청 13억원 △동숭예술극장 20억원 △대학로청사 운영 17억원 등이다. 지난해에는 청사 이전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공동 운영단 비용이 2억4000만원 잡혀있는 정도였다.
현재 동대문구 용두동에 있는 재단은 오는 7월 대학로에 있는 옛 동숭아트센터로 청사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같은 건물에 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한 공간도 조성 중이다. 예술가와 재단이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예술청'이 6월에 문을 열고 2022년에는 남산예술센터를 대신할 공공극장이 들어선다.
또 예술가들이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활동 활로를 찾아내는데에도 초점을 맞춘다. 예술 지원은 기존 118억원에서 123억원으로 증액된 바 있다.
대신에 신규 채용 규모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인력에 투입되는 인력 예비비의 전액 삭감 영향이 크게 작용해 전체 예비비가 77.1%나 삭감될 정도다. 기존 인력풀이 현재도 사실상 포화 상태라는 이야기다. 지난 2019년 조직 개편으로 인한 업무 과중을 메꾸려는 목적 등 때문에 지난해 인력을 45명 증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산예술센터에 있던 경력 인력을 수탁 사업 종료 이후 다른 부서 등으로 재배치하고 공공극장 개관시 투입 준비 중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18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주최로 '서커스 카라반' 드라이브인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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