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국 조선사들이 지난해 12월 전 세계 발주량의 73%를 차지하며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을 가볍게 제쳤다. 연말 수주 랠리에 힘입어 연간 수주량도 1위를 차지했다.
12일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392만CGT(86척)를 기록했다. 이중 한국은 73%에 해당하는 285만CGT(42척)를 수주했다. 이어 중국이 101만CGT(39척·26%), 크로아티아 3만CGT(1척·1%)로 뒤를 이었다. CGT는 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선박 건조 시 작업량을 말한다.
수주를 휩쓸며 남은 일감을 말하는 수주 잔량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12월 말 세계 수주 잔량은 7085만CGT를 기록하며 전달보다 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한국은 13%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은 1% 증가하고, 일본은 3% 감소했다. 현재 수주 잔량 1위는 중국으로 2544만CGT(36%)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어 한국 2216만CGT(31%), 일본 829만CGT(12%) 순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12월 뒷심을 발휘한 덕에 한국 조선사들은 연간 세계 발주량 1924만CGT(738척) 중 43%인 819만CGT(187척)를 수주하며 중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는 2018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1위 자리에 복귀한 성과다.
특히 11~12월 두 달간 전체 수주량의 절반 이상인 411만CGT를 수주했는데 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주문받았다. 2020년 발주한 대형 LNG운반선은 모두 49척으로 한국은 이중 73%인 36척을 수주했다.
이밖에 초대형 유조선(VLCC)은 전체 발주량 41척 중 35척(85%), S-Max급 원유운반선 28척 중 18척(64%)을 수주했다.
한국 조선사들이 선전하긴 했지만 지난해 전 세계 발주량은 전년의 66% 수준인 1924만CGT에 그치며 다소 부진했다. 클락슨 리서치는 올해 선박 주문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선복량(적재능력) 대비 수주 잔량이 198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인 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제해사기구(IMO)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로 올해 발주량은 지난해보다 24%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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