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비수기에도 꾸준한 성장을 일으켜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올해도 파운드리 업계의 질주가 예상되며 글로벌 1위 TSMC와 이를 뒤쫓는
삼성전자(005930)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지난해 연간 매출 52조원(1조3390억대만달러)의 호실적을 냈다. 전년도와 비교해 25.2% 증가한 것이다. 지난 12월 한달 매출은 4조6000억원(1173억6500만대만달러)으로 전달보다 6% 하락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3.6% 늘어났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파운드리 사업은 4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에 꼽히지만 TSMC는 오히려 성장세를 나타내 눈길을 끈다. 4분기에 매출 14조2000억원(3610억대만달러)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1.4% 늘었다.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이다. TSMC는 앞서 3분기 누적 매출이 30% 가까이 늘어난 43조원(1조970억대만달러)을 기록하며 일찍이 지난해 연간 매출을 뛰어넘었다.
대만 TSMC 전경.사진/TSMC
김경민 하나금융그룹 애널리스트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TSMC)월별 매출은 6월부터 1000억대만달러(3조9000억원)를 상회하고 있다"며 "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게임 콘솔 등의 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지난해 시장 점유율 54%로, 2위인 삼성전자(17%)와 아직 격차가 크다. 하지만 올해 10나노(nm, 1nm=10억분의 1m) 이하의 선단공정(최첨단 나노공정) 시장에서는 TSMC 60%, 삼성전자 40%를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더불어 올해 세계 파운더리 업계는 공급부족 현상 심화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파운더리 업계 매출을 12% 증가한 920억달러로 내다봤다. TSMC의 매출 규모는 13~16% 증가하고 삼성전자는 20%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선단공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 3나노, 5나노 칩 분야에 22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재 5나노급 공정 생산능력이 6만장인데 연말에는 10만장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TSMC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앞세워 2022년까지 3나노 공정 양산을 선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격차가 크지만 앞으로 공급부족 사태가 심화하면 삼성전자의 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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