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외교부 장관에 내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코드인사' 등의 비판을 감수하고 임기 막바지 성과내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 김형진 서울시 국제관계대사를 내정하고, 김현종 현 2차장을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임명했다. 외무고시(17회) 출신인 김 신임 2차장은 과거 바이든 부통령 시기 외교부 북미국장과 차관보, 청와대 외교비서관 등을 지낸 '미국통'으로 바이든 측 인사들과 연결채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날 핵심외교 라인을 전격 교체한 것은 결국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를 조기 구축해 문 대통령 임기 안에 한반도 문제와 남북미 관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외교라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외교 전열을 재정비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황희, 권칠승 의원 등용 역시 막바지 성과내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두 후보자는 노무현 참여정부 때부터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핵심 친문'이다. 지난해 12월 임명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문(Moon) 대통령을 밤낮으로 지키겠다는 '부엉이모임'의 핵심 멤버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을 전진 배치해 핵심 국정과제 이행 속도를 높이고, 당정청 간 유기적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현역 의원 발탁으로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도 높였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경력과 적성 등은 고려하지 않고 '충성파' 친문 인사들에 대한 보은 인사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황희 후보자는 '도시재생 전문가'로 문체부와 관련된 경력이 전혀 없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황 후보자는 당의 홍보위원장을 하고 정책위 부의장, 원내부대표 등을 거쳐 정책 역량과 소통 역량을 충분히 보여줬다"면서 "또한 도시재생 뉴딜과 관련된 정책 활동을 많이 했는데, 그 활동들이 주로 문화예술과 관광을 접목한 활동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체부와 관련된 산업들, 체육계, 관광계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획력과 소통 능력 등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관을 비롯해 여러 직의 인사를 하는 데 있어 출신이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도덕성, 전문성, 리더십에서 누가 적임자냐하는 인선 기준에 따라 선정한 인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개각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1개월 사이 국무위원 18명 중 절반이 교체됐다. 여기에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장관 등의 교체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후속 개각 가능성에 대해 "집권 후반기의 안정적인 마무리, 또 후반기의 성과 창출을 위해서 항상 검토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외교부 장관에 정의용(왼쪽부터)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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