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도부의 부산 홀대론' 주장 등을 진화하고 부산 민심을 수습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가덕신공항 지지 선언으로 관련 특별법은 이달 내 여야 합의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 수영구에 있는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하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여야 합의하에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가덕신공항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놓은 첫 공식 반응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6명 등과 함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막대한 고용 효과와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부산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세계 엑스포 유치와 연계된 신공항 건설이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철도·고속도로 역시 촘촘히 연결해 남부내륙철도를 가덕도까지 연결하고 부산신항 김해 간 고속도로와 해운대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며 "부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외에도 대대적인 부산 맞춤형 지원 정책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스마트 물류체계 완성, 해외 명문대 유치, 부산 경제금융특구 지정을 위한 특별법 추진 등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부산금융경제 특구 지정과 관련해서는 "기업에 대해선 입주 후 10년간 법인세 전액 면제, 노동 관련 특례 확대 등 확실한 인센티브를 두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오늘 말씀드린 부산 비전을 더욱 구체화해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 공약으로 발표하겠다"며 "능력있는 후보를 검증 또 검증해 부산을 세계 최고 해양도시로 키울 역량있는 미래후보를 내놓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6명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은 비대위원회의를 마친 뒤 가덕도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가덕신공항 건설에 적극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2월 국회 내 가덕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가덕신공항 건설 특별법은 여야 법안을 병합하는 방식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우리가 낸 안도 있다"며 "그것을 종합 처리하는 과정에서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이견은 여전히 정리되지 않아 추후 갈등도 예상된다. 함께 방문할 것으로 예정됐던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정례회동 일정을 이유로 결국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의 반발은 모두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여당과 법안 논의를 지휘하는 원내사령탑이라는 점에서 불참이 주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대구시당 위원장인 곽상도 의원은 밀양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가덕신공항 지지 선언에 대해 "국민의힘이 선거 판세가 불리해지니 가덕신공항 찬성으로 돌변했다"며 "선거공학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가덕신공항과 관련해) 대선 공약만 하고 집권하면 철회하는 전철을 밝았다"며 "국민의힘이 약속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반성과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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