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7월부터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경기도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이 경찰위원회 1개와 자치경찰 사무국 2개를 운영하는 내용의 경기도형 자치경찰제 구상을 내놨다. 연구원은 치안공백 우려에 대해 경기도청과 민생범죄 단속 및 재해재난 대응 등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일 연구원은 "경기도형 자치경찰제의 도입 기본구상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자치경찰제 시행을 위한 조직과 인력 설계, 경찰자치와 일반자치의 연계방안 등에 대한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자치경찰제란 지방정부가 지역주민 의사를 근거로 치안 임무를 자주적으로 수행하는 제도다. 국내에선 지난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으며, 올해 7월1일부터 자치경찰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연구원은 우선 1개의 자치경찰위(7명 정원)와 경기 북부와 남북 두 곳에 각 자치경찰사무국을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자치경찰위는 경찰정책에 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곳이다. 사무국은 자치경찰 총무와 감사, 기획 등 도내 치안 업무 실무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사무국을 나눈 건 경기도 경찰이 남·북부지방경찰청으로 나뉘어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또 사무국에는 기획조정과와 정책평가과, 경무인사과, 감사과, 운영지원과 등 5개과를 만들고 남부에 120명, 북부 70명 등 총 190명을 편성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해 11월3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도입방안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구원은 자치경찰제 도입에 따라 치안공백 발생 우려가 제기되는 점에 관해선 자치경찰의 치안행정과 경기도청의 자치행정이 상호 연계할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경기도는 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기 때문에 치안능력이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 민생범죄와 재해재난 등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경기도 인구는 전국 인구의 4분의 1인 1350만명"이라며 "연간 발생하는 사건 수는 40만건에 달하고, 1㎢당 사건은 연간 39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살인·강간 등 강력범죄는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폭력범죄는 전국 평균보다 1% 높다"며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시위는 2.3배나 늘어났다"고 했다. 아울러 개발이 진행 중인 남양주 ·용인·평택시 등에선 교통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방역지침 미준수 단속 등 보건방역에 대한 대응 능력도 요구되고 있다.
이에 경기도청 산하 공정특별사법경찰단과 자치경찰이 임무를 연계해 민생범죄 등에 대한 합동단속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또 장마나 폭설 등 재해재난과 안전사고 등에서도 경기도청과 자치경찰이 협력할 것을 강조했다.
연구원의 제안에 대해 경기도 측은 실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사무국 구성과 인력 등은 실무적으로 더 살필 부분이 있다"면서 "행정적으로 보완할 점이 있다면 행정안전부 등과 논의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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