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천핑 중국 동호개발구 당공위 부서기가 지난해 1월 중국 우한에서 진행된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기회의 땅'으로 꼽히는 중국 공략을 향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2위에 해당하는 의약품 시장 규모에 또 다른 대형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유럽 대비 낮은 진입 장벽이 진출 시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 중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휴젤(145020)과 HK이노엔은 자사 주력 파이프라인을 앞세운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분야별 방대한 시장을 갖춘 만큼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서 큰 폭의 매출 증가세가 기대된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최로로 중국 판매 허가를 획득한 휴젤 레티보는 다음달 현지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지 3위 제약사 사환제약과 5년 독점공급계약을 통해 현지 유통에 나선다. 출시 첫해 10%, 2023년 30%의 점유율 달성이 목표다.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오는 2025년 1조7500억원 규모로 전망되는 중국 보툴리눔 시장에서만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둬 들일 수 있게 된다. 휴젤의 연간 매출의 2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폭발적 외형 성장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HK이노엔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국산신약 30호)'도 중국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 기술이전한 중국 뤄신을 통해 현지 품목허가에 신청, 심사에 착수한 상태다. 내년 1분기 시장 출시가 목표다. 국내 출시 이후 1년10개월만에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두며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한 케이캡정의 상승세를 연간 3조원 규모의 현지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시장 규모뿐만 아니라 국내 보건산업수출국 가운데 1, 2위를 다툰다는 점에서 해외진출을 적극 모색하는 국내사들에게 매력적인 장소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든든한 매출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선진국 진출을 모색하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임플란트 분야는 국내 보건산업 가운데 중국발 수혜를 톡톡히 본 경우로 꼽힌다. 국내 양강으로 꼽히는
오스템임플란트(048260)와
덴티움(145720)은 글로벌 시장 내 4~6위 수준의 점유율을 구축하고 있지만, 중국에선 선두를 앞다투고 있다. 양사 모두 해외 매출 가운데 중국 비중이 가장 높다. 매년 두자릿수대 증가를 보이고 있는 현지 임플란트 시장에 양사 실적도 동반 성장 중이다. 중국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매출액 6325억원, 영업이익 98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990년대 일찌감치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을 세워 자체적으로 개발 플랫폼 '펜탐바디'와 5~6건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추게 한
한미약품(128940)도 성공적 중국진출 사례로 꼽힌다. 북경한미약품은 연간 2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측면에서도 든든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주무대로 한
셀트리온(068270) 역시 중국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9년 홍콩계 난펑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현지 시장공략을 노리는 듯 했지만, 지난해 후베이성과 협업을 통한 직접 진출로 전략을 선회했다. 우한에 오는 2025년까지 설비투자만 6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12만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당시 발표 이후 현지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라 일정이 잠정 중단된 상태지만 현지 생산시설 구축 계획은 여전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진출만 보장되면 현지를 발판으로 추가 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없을만큼의 매출이 확보돼 제약사 입장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할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요소"라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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