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코로나발 여파로 세계경제 회복세가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리더 역할에 신호를 보내고 있는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감염병 타격에 다른 나라와 물건을 사고팔면서 발생하는 수입·지출 차이 중 수입 상품이 수출 상품보다 더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또 가까운 일본의 경우는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 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일본 내 자동차 감산규모만 1만8000대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영국은 변종바이러스 확산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제조업의 타격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시대에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 중인 중국은 춘절 귀향객의 감소로 대면서비스업과 운수업 회복이 주춤할 전망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를 보면, 글로벌 국가 중 미국 경제는 지난해 상품수지 적자가 196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악인 8972억 달러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적자는 미국 내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필수 의료용품 수입이 급증하고, 대규모 재정부양책 등에 따른 빠른 소비의 회복세가 영향을 줬다.
의료용품이 전체 상품수지 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월 0.8%(3억40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6월 7.7%(39억1000만달러)로 급증한 상황이다. 지난해 상품수지 적자 증가 요인 중 41.3%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은 주요 자동차사들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지난달부터 일본 내 공장과 해외공장의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에 따른 비대면경제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 여력이 충분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1월 중 일본 내 자동차 감산규모는 1만8000대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최근 3년간 월평균 생산량인 76만4000대의 2.4%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뿐 아니라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따라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업체인 TSMC 등 대만지역 주요 반도체사로 제작 주문이 집중된 것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한은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는 2분기 이후 차량용 반도체 우선 생산 방침 등으로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일본 자동차 업계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해 8월 이후 신규 확진자 수가 일평균 한자릿수를 유지한 중국은 올해 1월 빠르게 증가하면서 춘절 대이동 기간(1월 28일~3월 8일) 대면서비스업과 운수업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외유입을 제외한 중국의 일 평균 확진자 수는 8월 9.1명, 10월 2.2명, 12월 3.9명이었으나 1월 62.6명으로 늘면서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방역당국은 춘절 대이동에 따른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지난 25일 이동제한 조치와 함께 27일에는 지역 간 이동자에 대한 핵산검사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춘절 귀향객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면서비스업과 운수업의 회복이 주춤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올해 귀향객수를 전년대비 6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경우 코로나 변종바이러스로 유럽연합 각국이 영국발 입국을 제한한데다, 브렉시트 이후 유럽 지역의 자유로운 접근이 제한되면서 교역비용 증가와 서비스업 위축 등에 시달리고 있다. 1월 구매관리자(PMI) 조사에서는 '수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영국 제조업체 중 33%가 코로나를 지목했다. 나머지 60%는 브렉시트를 원인으로 꼽았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코로나발 여파로 세계경제 회복세가 곳곳에서 약화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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