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과열'…후보간 비방 고조
오세훈 "총선 패배, 황교안·나경원 운영 결과"…나경원 "1등 후보라 견제 많아"
신경전 과열 땐 역풍 우려도…김종인 "당 생각하고 경쟁하라" 경고 메시지
2021-02-08 13:26:09 2021-02-08 13:26:09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간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본경선에 돌입한 4명의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쏟아내며 대립각을 세웠다. 급기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내 후보들 간 일부 과열 양상에 "당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8일 후보 기호 추첨을 위해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나경원 후보에 대한 견제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왼쪽부터)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경선 후보자 기호 추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후보는 지난해 국민의힘 총선 참패의 원인을 나경원 후보에게 돌렸다. 오 후보는 "강성보수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의 투톱이 당을 운영한 결과가 지난해 총선 결과였다"며 "그 모습을 유권자들이 많이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은희 후보는 "나경원 후보가 들으면 불편할 수 있지만, 여성계에서 우리는 기득권"이라며 "여성 가산점 10%는 포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나경원 후보는 "짧은 미디어데이에도 1등 후보라서 견제가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룰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후보를 선택하는 룰이 아니라 100% 시민 경선 룰이라서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후보를 정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소위 문빠가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나 후보의 '1억원대 결혼·출산 지원' 정책 공약에 대한 당내 비판은 이날에도 이어졌다. 오신환 후보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 후보를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에 빗대 '나경영'이라고 지칭한 이유를 설명하며 "(나 후보 공약은) 얼핏 들으면 황당하고 자세히 보면 이상한 부분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당내 경선이라고 해도 인신 비방을 하지 않는 한도에서 정책검증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에는 나경원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향해 "10년을 쉰 분"이라며 행정 능력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비판하자, 오 후보는 "10년 동안 쉰 적이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후보들 간의 신경전이 과열돼 비방전 양상으로 흐를 경우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선 흥행으로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할 시기에 자칫 네거티브 선거라는 이미지를 줄 경우 지지율 상승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최근 후보 간 경쟁이 과열된 것과 관련해 비방전 자제를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보궐선거)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 각자가 자기가 하는 소리가 당에 어떻게 영향 미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경쟁하라"고 지적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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