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대만 TSMC가 3나노미터(nm, 1nm는 10억분의 1m) 양산 준비작업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해
삼성전자(005930)도 관련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면서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한판 승부를 벌인다.
2일 미국 IT매체 맥루머스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올 하반기 3나노 반도체의 위험 생산(risk production)에 돌입한다. 리스크 프로덕션은 특정 고객으로부터 칩 생산 의뢰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반도체 팹(FAB, 제조공장)이 선행 시험으로 하는 생산이다.
TSMC는 3나노 위험생산을 연내 시작하고 내년부터 대량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외신은 TSMC의 3나노 공정 개발 작업이 당초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나노는 5나노보다 소비전력을 30% 감소시키면서도 성능은 15%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 전경. 사진/TSMC
TSMC는 고객사들의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애플이 2022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 14(가칭)'에 TSMC의 3나노 칩을 적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애플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최신형 아이패드, MAC에 탑재할 칩에도 3나노 공정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게 관측되고 있다. 이에 TSMC는 오는 2022년 3나노 공정 초기 양산규모를 월 5만5000장으로 잡았다. 2023년에는 월 10만5000장으로 생산능력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TSMC와 삼성전자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전 세계 10나노 미만의 미세공정이 가능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 시점은 TSMC와 같은 2022년으로 알려져 있다. TSMC에 맞불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통상 반도체 공정은 숫자가 작아질수록 더 세밀한 공정이다. 현재 양산이 가능한 최신 기술은 5나노 공정이며 삼성전자와 TSMC는 3나노 공정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박재홍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협력사 관계자들에게 "2022년까지 3나노 제품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1월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나노 선단 공정 개발에 집중해 주도권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에 성공한다면 TSMC와의 격차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 글로벌 점유율은 TSMC가 54%, 삼성전자가 17%로 격차가 벌어져 있다. 올해 역시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TSMC는 누가 더 빨리 3나노 기술을 개발할지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며 "양사 모두 올해 안에 3나노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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