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며 정치 재개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4·15 총선 참패 이후 당 대표 직에서 물러난지 329일 만이다.
황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와 늑대의 시간은 지났다, 야만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며 "'문(문재인 대통령)주주의'를 허용하며 민주주의를 잃었다"고 이같이 밝혔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옛 자유한국당 황교안 전 대표가 지난해 9월21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어 현 정권을 겨냥, "우리는 그들을 '충직한 개'로 착각하고 양 떼를 맡겼다"며 "그들은 본성을 숨기고 우리의 안전과 재산을 이웃 늑대와 함께 갈취했다"고 비판했다.
또 헌법 존중, 상식 회복, 정치에서 염치 회복을 언급하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에 대해선 "염치 없는 정치가 LH 한국토지주택공사를 '한국토지투기공사'로 만들었고 '신의 직장' 직원들은 염치도 없게 '왜 우리는 부동산에 투자하면 안되냐'며 항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간은 충분했고 점잖게 충고도 했지만 기대를 저버렸다. 피해를 감수하며 더 기다려 주면 나라가 황폐해져 회복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며 "이제 '경종'을 울려야 조심하며 눈치를 볼 거다. 이번 4·7 재보선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력이지만 저부터 일어나겠다. 용기를 내겠다"며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공분을 나누고 희망의 불씨를 지키겠다. 지금은 백의종군(白衣從軍)으로 홀로 외롭게 시작하지만, 제 진심이 통해 국민과 함께 늑대를 내쫓을 수 있기를 바라고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황 전 대표는 공개 행보를 자제해 왔지만,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며 정계 복귀 가능성을 지속해서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총선 참패에 대한 참회록인 '나는 죄인입니다'라는 대담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재 당 내 '황교안계'로 분류될 인사가 거의 없는만큼 그의 정계 복귀가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어떤 역할로, 어떤 도움을 (당에) 줄 수 있을지 선거를 앞두고 전면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도 있다"며 "현재 당 상황에서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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