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장갑 끼고 하는 일은 안 하려고 한다. 일 하겠다고 해놓고 다음날 출근 안 하는 경우가 99%다.”(임정택 새희망 대표)
12일 경기도 용인 용주산업에서는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취임 후 첫 기업 방문 행사로 경기 지역 전통제조기업 현장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선 인력난 문제 외에도 대기업의 기술 탈취,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외국인 근로자 재입국 허용 등 지역 중소기업계가 직면한 다양한 애로 사항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기홍 용주산업 대표는 “저희 회사는 월급이 300만원을 넘고, 잔업까지 할 경우 400만원이 넘어가지만 그래도 일할 사람이 없다”면서 “근무복이나 장비를 다 맞춰줬는데도 하루 지나면 출근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 손해가 막심하다”고 심각한 인력난을 호소했다.
임정택 새희망 대표도 “예전엔 채용 연계 방식으로 학생들을 뽑기도 했지만 문제는 졸업하고 저희 회사에 취업을 안하는 것”이라면서 “당장 내일 면접이 예정된 분도 59세일 정도로 젊은 사람들이 안 오려고 한다”고 하소연 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지역 중소기업인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가 생겨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임 대표는 “이미 체류가 만기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라도 1년 정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해준다면 뿌리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대기업의 기술 탈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혜진 서광알미늄 대표는 “저희는 전자레인지에서도 쓸 수 있는 알루미늄 용기를 개발한 업체”라고 소개하면서 “그동안 관심도 없던 제품이었는데 이제는 대기업까지 눈독을 들이면서 기술 탈취를 걱정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참석 기업인들은 오는 7월1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는 주52시간 근무제에 대해서도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에 한 목소리를 냈다. 임 대표는 “뿌리산업 기업들은 주로 맞교대를 하는데 이를 지키기가 열악하다”면서 “30인 이하 사업장에 대해서는 유예 기간을 더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권 장관은 “기술 지원이 안 되거나 자금이 부족한 부분은 정부가 제대로 지원 해드려야 한다”면서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부분들이 있을텐데 그런 부분을 확인해서 정책으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이 12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용주산업을 방문해 김기홍 대표에게 공장 및 제조설비를 안내 받으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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