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대출 1억원을 받아서 직원들 월급을 주고 있다. 당장 다음 달이면 대출을 갚을 길이 없어 폐업 위기에 내몰려 있다. 정말 살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소상공인 비상연대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소상공인은 이 같이 말하며 그동안 참아왔던 울분을 쏟아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손실보상제 소급 적용 여부를 두고 집단 행동에 나설 조짐이다. 이들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인해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은 만큼 정부가 나서 이에 대한 손실을 보상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덕현 소상공인연합회 서울시지회장은 “정부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면서 막대한 재산상 피해와 영업 손실을 입혔다”면서 “손실보상제를 소급적용 해주지 않으면 이는 소상공인을 두 번 죽이는 살인 행위나 다름 없다”고 일갈했다.
손실보상제는 적법한 행정 작용에 의해 개인에게 가해진 특별한 희생을 정부 등 행정 주체가 보상하는 제도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자영업 손실보상제 법제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소급적용에 대해선 재정 한계를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최근 국회 산자중기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손실보상제 소급적용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에 대해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무이자 대출 정책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지회장은 “법률 미비는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정부와 국회의 책임이고, 법률 시행 이전에도 손실보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와 정부 지원 사례는 차고 넘친다”면서 “국회와 정부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모든 재난으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야 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손실보상은 소급적용을 통해 실질적인 피해 보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비상연대는 이 외에도 손실보상과 관련된 정부 각 부처가 시행령 개정을 위해 정부합동 TF팀을 구성하고, 신속하게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위한 정부 지원체계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국민의힘은 손실보상제 소급적용을 당론으로 정하고 소상공인 피해 지원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비상연대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손실보상제 소급적용을 요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등용 기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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