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세계 철강 가격이 올해에도 계속해서 오름세를 타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4월에도 제품 가격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인 철광석값은 상승세를 멈췄지만 수요가 꾸준하고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라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철강사의 입장이다.
16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열연 가격은 톤(t)당 92만원으로 전주 대비 3.4% 올랐다. 6개월 전보다는 33.3%, 1년 전보다는 31.4% 인상된 수준이다. 열연은 전자제품, 자동차 등에 쓰는 강판으로, 철강재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기초 제품이다.
같은 날 기준 철근은 톤당 77만원을 기록하며 전주보다 1.3% 인상됐고 후판과 냉연은 전주와 같은 톤당 84만원, 100만원을 유지했다. 후판과 냉연의 경우 전주와 같은 가격을 기록했지만 한달 전과 비교하면 각각 1.2%, 3.1% 오른 수준이다. 1년 전보다는 20%, 40.8% 비싸다.
철강 제품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탔다. 원재료인 철광석값이 비싸진 데다 코로나19로 침체했던 경기가 회복되며 제품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 제품 수요가 늘고 공급은 줄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4월에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특히 철광석 가격은 지난 4일 톤당 177.98달러를 찍으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철강 감산 정책을 내놓으면서 철광석 가격은 최근 하락세를 타고 있지만 160달러대는 유지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까지는 톤당 110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이처럼 철광석값이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당분간 철강 제품 가격 상승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4~5월의 경우 이전에 높았던 철광석값을 반영해 철강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당장 제품 가격이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면서 현지 경기가 살아나고 건설 시황도 나쁘지 않아 수요 또한 꾸준히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철강 주요 생산국인 중국과 미국이 생산을 크게 늘리지 않는 점도 제품 가격 인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실제 중국의 경우 고로(용광로) 가동률을 꾸준히 낮추고 있다. 지난주 중국의 고로 가동률은 62.7%로 6개월 전보다 11.3%, 1년 전보다 1.3% 내렸다. 같은 기간 미국의 가동률은 77.4%로 1년 전보다 5.1% 낮다.
특히 중국의 경우 최대 철강 생산 지역인 허베이성 탕산시가 지난 8일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긴급 2단계 명령을 내리면서 생산량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탕산시는 9일부터 11일까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대기오염 경보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인 1급 적색경보도 내렸다. 경보 발령에 따라 'D급 기업'은 소결 공정 가동률을 최대 50%가량 줄여야 한다. 소결 공정은 철광석을 가공하는 공정을 말한다.
이처럼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면서 국내 주요 철강 업체들은 4월에도 제품 가격 인상에 계속해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철강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밝힐 수 없지만 상반기까지 인상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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