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면서 임기를 무사히 채울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포스코를 둘러싸고 각종 악재가 쌓이고 있는데다 내년 대통령 선거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회장은 그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체되는 수순을 밟아왔다.
14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12일 열린 제53기 정기 주총에서 최 회장 연임안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2018년 7월 취임한 최 회장은 이로써 2024년 3월까지 3년 더 포스코를 이끌게 됐다.
최 회장은 연임을 앞두고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가 이어지면서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정치권의 공세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호재를 미리 알고 자사주를 샀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의혹까지 제기됐다. 최 회장은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하자 지난해 3월 임원들과 함께 포스코 주식을 샀는데 회사 이사회가 다음달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통상 회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은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에 최 회장과 임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취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시민단체와 노조는 진상을 밝혀달라며 검찰에 이 건을 고발했다.
연임에 성공한 최 회장 자리 흔들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와 참여연대는 주총 당일에도 포스코센터 앞에서 최 회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포스코 센터 외벽에 바닥에 피를 상징하는 붉은 물감을 뿌리기도 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전국금속노동조합, 참여연대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최 회장과 포스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활동가들은 "연이은 산업재해로 인해 철강왕국이 아닌 산재왕국, 노동악당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최근 미얀마에서 쿠데타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짓밟은 군부와 포스코가 결탁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국제적으로 인권악당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세가 계속되면서 최 회장도 다른 역대 회장들처럼 임기를 채우는 게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초대 박태준 회장은 1968년부터 24년간 장기 재임 후 김영삼 정부로 바뀌며 1992년 퇴진했고 2대 황경로 회장은 6개월, 3대 정명식 회장도 1년밖에 자리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4대 김만제 회장은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며 사퇴했고 5대 유상부 회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6대 이구택 회장과 7대 정준양 회장 또한 각각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로 정권이 바뀌며 사퇴했다.
최 회장 전임인 8대 권오준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년 만에 특별한 이유 없이 자진 사퇴했다. 최 회장 또한 현재 여론이 안 좋은 데다 내년 20대 대통령 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3년 임기를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최 회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수익성 강화와 신사업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철강 수익성 회복에 집중하는 동시에 액화천연가스(LNG), 식량, 이차전지(배터리) 소재 등 성장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수소 사업 기회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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