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5G'에 첫 집단 소송…"정부·이통사 모두 책임"
오는 22일부터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서 소송인단 모집…100만명 목표
이통3사에 인당 1년 60만~70만원 손해배상 청구…정부에는 위자료 요구
2021-03-18 09:23:33 2021-03-18 10:36:54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상용화 2주년을 앞뒀지만 개선되지 않는 5G 품질에 뿔난 이용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섰다. 5G 서비스 품질과 관련해 소송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이통3사(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를 상대로 인당 최소 6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의 5G 손해배상 집단소송 이미지. 사진/화난사람들 홈페이지
 
5G 피해자모임(네이버카페)는 18일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과 정부 및 이동통신 3사의 고의적인 5G 통신품질 불량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 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소송인단 모집은 오는 22일부터 약 두 달간 화난사람들을 통해 진행된다. 참여자 100만명 모집이 1차 목표다. 
 
5G 피해자모임은 "이통3사의 5G 기지국 구축이 당초 광고 및 홍보와 달리 적기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서비스 개시 초창기부터 지적된 △5G 가용 지역 협소 △5G와 LTE 전파를 넘나들며 통신 불통 또는 오류 발생 △LTE 대비 과한 요금 등 5G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피해 사실을 설명했다. 
 
5G 피해자모임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기지국으로 5G 서비스의 정상적인 이용이 불가능해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서 이통 3사의 LTE 대비 5G 기지국 구축률이 13.5%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피해자들은 "특히 기지국이 야외에 집중된 탓에 5G 이용자가 하루 일과 중 상당 시간을 머무르는 주거·회사 사무실·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수단 등 실내에서의 5G 서비스 활용도는 더욱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5G 불통 분쟁조정 결과 공개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5G 피해자모임은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데 대한 재산상 피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LTE와 5G 요금제 차액을 기준으로 해, 인당 청구 가능 금액을 연간 기준 60만~70만원으로 추산했다. 
 
또 이들은 정부가 이통3사의 망 구축 기간을 유예해 준 것도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5G 속도 개선이 더딘 것을 정부와 이통3사의 공동 불법 행위에 따른 것으로 규정한 셈이다. 이들은 정부에도 관련 책임을 묻고 위자료 등을 청구할 계획이다. 
 
피해자들은 "정부는 이통3사로 하여금 최초 5G 주파수를 할당할 때부터 기지국 구축을 수년간 유예해줬다"며 "5G 서비스 제공 의무를 불완전하게 이행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정부와 이통 3사가 사전에 알고도 서로 묵인하기로 계획하는 등 고의적으로 약관 등 5G 서비스 이용계약에서 정한 채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손해배상의 규모'가 될 전망이다. 5G 품질 불량 및 불완전한 서비스 이행 내용에 비춰 볼 때 민법상 고의·중대한 과실로 인한 채무불이행은 이미 성립된다는 게 5G 피해자모임 측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손해의 정도를 따지는 것이 주요 쟁점이 될 예정이다.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이통3사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근거로 들어 불완전이행과 이용자의 재산상 손해 발생 정도를 적게 가져가려 할 것"이라며 "손해배상 자체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데 그 폭이 얼마나 될 것이냐가 관건이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5G 사용자가 1300만명은 넘은 상황에서 2년 약정을 체결해 이용한 분이 600만~7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100만명을 목표로 모집할 계획"이라며 "현재 참여 의사를 밝은 분은 300명 정도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소인원 없이 기간동안 모집이 되는 분들과 함께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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