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근로기준법 미적용' 계약을 맺었어도 업주가 근로자에게 일정한 월급을 지급하고 직급, 지시 등 주어졌다면 근로자가 맞기 때문에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처벌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모 웨딩업체 대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근무한 퇴직 근로자 B씨 연차수당 180여만원과 근로자 7명 임금 78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씨 퇴직금 1240여만원과 근로자 7명의 퇴직금 56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피해자들이 프리랜서 지위에 있어 근로자가 아니라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서 형식보다 실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와 종속적인 관계였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매일 일정 시간 출퇴근하고, A씨는 전산망으로 근태를 관리한 점, 외근을 상시 보고 받은 점, 계약 중재 범위가 제휴 업체에 한정된 점, 피해자 세금 관리를 회사가 한 점 등을 고려해 피해자는 근로자가 맞다고 인정했다.
피해자들이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취지의 계약서에 서명날인한 점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자신의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피해 근로자들로 하여금 작성토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형량이 무겁다는 A씨 주장을 받아들여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지만, A씨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이들의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봤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A씨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사진/대법원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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