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된 빅히트…"음악 플랫폼 기업 행보"(종합)
기존 레이블은 '빅히트 뮤직'으로…16년 만에 사명 변경
2021-03-19 16:27:25 2021-03-19 16:27:25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저희가 생각하는 음악의 변주는 무한대의 영역인데, 그것을 다 설명하기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을 아우르고 동시에 연결, 확장할 수 있는 구조의 상징으로서 새로운 사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새로운 회사명 ‘하이브(HYBE)’으로 새 체제를 선언했다. 2005년 2월 가요 기획사로 설립된 빅히트가 사명을 바꾸는 것은 창립 후 16년 만이다.
 
'엔터테인먼트'를 뗀 새 사명은 음악을 기반으로 하되, 확장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창출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종합적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을 장기 비전으로 내걸어온 만큼 '기업의 플랫폼화'를 위한 초석으로 판단된다.
 
빅히트는 19일 회사명과 미션, 조직 구조, 신사옥 등 기업 전반에 걸쳐 단행된 변화를 빅히트 레이블즈 유튜브 채널에 ‘NEW BRAND PRESENTATION(이하 브랜드 발표회)’ 영상으로 발표했다.
 
방시혁 빅히트 의장(왼쪽부터), 윤석준 빅히트 글로벌 CEO, 박지원 빅히트 HQ CEO, 민희진 빅히트 CBO.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연결·확장·관계' 상징…레이블 '빅히트 뮤직'은 존속
 
새 이름 하이브(HYBE)는 연결과 확장, 관계를 상징한다.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구성원들이 수평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자 관계사, 다양한 네트워크, 아티스트와 팬 등 여러 유닛이 긴밀하게 모여 이루는 집합체의 의미다. 조직 구조와 일하는 문화, 기업의 방향성까지 포괄한다.
 
방시혁 의장은 빅히트가 “기존의 공감대보다 훨씬 더 넓은 의미로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을 이해하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라며 “현재의 사업을 아우르고 이를 연결, 확장할 수 있는 구조의 상징으로 새로운 사명의 필요성을 느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명은 바뀌지만 ‘음악에 기반을 둔다’는 기업의 본질은 그대로 유지된다. 빅히트는 새로운 미션 ‘We believe in music’을 발표하고 ‘음악으로 감동을 전하고 선한 영향력을 나누며 삶의 변화를 만들어 간다’는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하이브의 새 심볼은 다양한 화음을 쌓은 오선보가 하나의 가로선으로 압축된 모습으로 표현됐다. 음악에서 출발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기업의 정체성과 가치를 담았다. 
 
빅히트의 새로운 사명 하이브는 오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 결의로 확정된 이후 공식 적용된다. 
 
하이브로 사명 변경 뒤 주요 사업 부문.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닻 올린 ‘음악 기반 라이브스타일 플랫폼 기업’ 
 
다만 회사의 근간인 빅히트의 레이블 부문은 ‘빅히트 뮤직’이라는 레이블로 정체성을 잇는다. 레이블 영역에는 빌리프랩, 쏘스뮤직,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KOZ 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이 포함된다.
 
각 레이블은 독립성과 독창성을 유지하며 크리에이티브 활동에 집중할 예정. 솔루션 영역에는 공연 및 영상 콘텐츠, IP, 학습, 게임 등에 특화된 전문 비즈니스 유닛인 하이브 쓰리식스티, 하이브 아이피, 하이브 에듀, 수퍼브, 하이브 솔루션즈 재팬, 하이브 T&D 재팬 등이 각 레이블의 크리에이티브 결과물을 바탕으로 2차, 3차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플랫폼 영역의 위버스컴퍼니는 하이브의 모든 콘텐츠와 서비스들을 연결, 확장하는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이날 빅히트는 레이블과 함께 솔루션, 플랫폼 세 축의 조직 구조를 명료화했다. 
 
하이브라는 큰 집합체 안에서 '레이블들은 안정적으로 창작에 집중하고, 솔루션 유닛들은 새로운 도전을 지속하며, 모든 것들은 막힘 없이 플랫폼으로 연결돼 뻗어 나가는 구조'를 그리게 된다. 
 
안정적 삼각축 구조를 바탕으로, 기업 비전으로 선포한 ‘음악에 기반한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방시혁 의장은 “우리가 정의하는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은 ‘음악으로부터 비롯된, 무한한 상상력과 즐거움이 가득하며 일상의 행복과 편의를 높이는 모든 경험’”이라며 “모두에게 이러한 경험을 제공하고 플랫폼을 통해 세계와 연결해 긍정적으로 관계를 맺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 신사옥 시안.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조직 문화 변화 유도하는 공간’ 용산 신사옥
 
빅히트는 이날 새로운 기업 브랜딩의 연장선상에서 용산 신사옥의 모습도 공개했다. 
 
새 기업 브랜드 개발 및 신사옥 공간 브랜딩, 디자인을 총괄한 민희진 CBO(Chief Brand Officer)는 신사옥에 대해 “연결, 확장, 관계를 지향하는 하이브의 가치를 담고, 기업 브랜드 변화와 함께 이루어진 공간의 변화가 업무 방식과 조직 문화의 변화까지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이브의 신사옥은 새로운 시장과 패러다임을 창출하며 창조적인 일을 하는 지적 자산가를 뜻하는 ‘하이퍼 노마드(Hyper Nomad)’를 콘셉트로, 모든 구성원이 하이퍼 노마드로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유연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일반적인 사무실처럼 정해진 공간에 사람을 배치하는 것이 아닌, '일하는 사람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존재하고, 일하기 위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곳'이 된다. 
 
신사옥은 쉽게 벽을 움직여 용도에 맞게 사무 공간을 변형시킬 수 있는 ‘모빌랙’ 구조와 앱으로 원하는 좌석을 예약해 사용하는 자율좌석제를 도입해 실용적이고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구축했다.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환경과 리프레시를 위해 3개층 단위의 내부 계단과 외부 전망을 활용한 라운지 및 라이브러리, 피트니스 등이 조성됐으며, 19층에 위치한 오디토리엄 ‘Forum’과 공중정원 ‘Comb’은 탁 트인 업무 공간이자 휴식 공간으로서 유연한 사고와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민희진 CBO는 “좋은 공간 브랜딩은 태도를 만드는 것에 목적이 있다. 하이브의 신사옥 공간에서 더 독창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자리잡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방시혁 이사회 의장 겸 대표이사는 “하이브라는 새로운 사명, 공간, 조직 구조를 갖추고 또 다른 출발을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우리가 하는 일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라며 “하이브 시대에도 변함 없이 음악의 힘을 믿고, 산업을 혁신하며,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삶의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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