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의 단교 선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에게 48시간 이내 떠날 것을 명령했다. 또 2017년 '김정남 암살사건' 이후 사실상 폐쇄된 주평양 말레이시아 대사관의 철수를 공식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19일 오후 성명을 통해 "북한의 3월 19일 (단교)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결정은 비우호적이고, 건설적이지 못하며 상호존중 정신과 국제사회 구성원간의 우호관계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일방적인 결정은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을 촉진하는데 있어 부당하고, 확실히 파괴적"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단교 선언은 말레이시아가 북한 사업가 문철명 씨가 불법 자금세탁 등 혐의로 미국에 인도한 사건에 반발하며 이뤄졌다. 미국 연방수사국은 문 씨가 대북제재를 위반해 술과 시계 등 사치품을 북한에 보냈고, 유령회사를 통해 돈세탁을 했다며 말레이시아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문 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말레이시아 법원은 2019년 12월 문 씨의 인도를 승인했고, 말레이시아 대법원은 이달 초 문 씨의 상고를 기각해 최종 인도 결정을 내렸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낸 성명을 통해 "17일 말레이시아 당국은 무고한 우리 공민을 '범죄자'로 매도해 끝끝내 미국에 강압적으로 인도하는 용납 못 할 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특대형 적대행위를 감행한 말레이시아와의 외교관계를 단절한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공표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에 2017년 3월29일 북한 국기가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AP통신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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