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정부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 정보 공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현재 국회에서 게임법 관련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게임업계와 이용자 등이 제기하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게임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2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내 게임업계와 진행한 간담회에서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정적 인식이 국내 게임산업 전반으로 확산될까 우려스럽다”라며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 공개 법제화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국회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관련 개정안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의도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공개해 소비자를 기망한 경우에 대한 처벌 규정과 문체부 장관에게 조사 권한을 부여’하거나 ‘게임물 관련 사업자 및 이용자가 부당하게 게임 내 재화와 아이템을 생성·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 등을 담은 관련 개정안이 줄지어 나온 바 있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 흐름은 현재 기업들의 사업 계획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장관의 발언이 나오기 전 공교롭게도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는 오는 26일 오픈을 준비한 신작 게임 ‘트릭스터M’의 출시 일정을 전격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트릭스터M은 광고 등을 통해 대중에게 오픈 날짜를 확정해 공개한 상황이었다.
엔씨의 이례적 결정을 두고, 트릭스터M이 ‘귀여운 리니지’를 표방하는 만큼 리니지에 있는 확률형 아이템 등과 유사한 시스템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부분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과 단순 비교되고 있고, 이런 일들은 (게임사에) 상당히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게임 내 확률 등을 공개하면 다른 업체에서 시스템을 카피해 손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어 (게임 내 확률 공개 여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내 이같은 해석에 대해 엔씨 관계자는 “트릭스터M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 일정을 조정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 법제화가 점차 가시화되는 상황 속에서, 업계는 일단 법을 개정하더라도 게임 이용자나 산업 모두에 긍정적인 형태로 정비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제화 필요성은 이해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따를 것”이라면서도 “국내 게임사만 제한적으로 규제 대상이 되는 상황 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2일 서울 강남에 있는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열린 게임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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