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출국금지와 관련한 수사 무마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이 수사하는 것은 공수처법 위반"이라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사건을 다시 이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윤 지검장의 변호인은 23일 입장문에서 "공수처법 25조 2항은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이를 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고 돼 있는바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가 발견된 경우 공수처에서 수사해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공수처의 전속관할 규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규정은 강행규정이자 의무규정이므로 공수처의 재량에 의해 이첩받은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할 수 없고, 전속적 수사권한을 위임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를 공수처에 이첩하고, 공수처가 그중 수사권한을 일시 다시 검찰에 넘긴 경우 검찰은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를 다시 발견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공수처법 25조 2항에 따라 다시 사건을 공수처로 즉시 이첩해야 한다"며 "따라서 '다시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에 해당하는 본건을 즉시 공수처로 이첩하지 않고 추가 수사를 하는 것은 공수처법 25조 2항 위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수원지검은 지난 3일 공수처법 25조 2항에 따라 이성윤 지검장과 이규원 검사 등 검사에 대한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 하지만 김진욱 공수처장은 12일 공식 SNS를 통해 "수원지검으로부터 이첩받은 사건의 처리 방향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검찰에 이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검장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당시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국금지요청서를 작성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에 대한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의 수사를 방해한 의혹을 받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 16일 이 지검장에 대해 4차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지검장은 소환에 불응하고, 19일 추가 진술서를 제출했다.
이 지검장은 진술서에서 "대검 반부패강력부는 2019년 6월 안양지청 보고서를 당시 검찰총장에게 정확히 보고했고,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아 안양지청에서 건의한 대로 '긴급출국금지 사후 상황을 서울동부지검에 확인해 보라'고 지휘했다"며 "따라서 수사 중단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또한 2019년 7월 안양지청 보고서의 마지막 문구는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아 위 지휘 사항에 대한 수사 결과를 보고서에 기재하도록 지휘한 것일 뿐 구체적인 문구를 대검 반부패강력부에서 불러준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종 보고 대상인 검찰총장의 지시에서도 어떠한 위법 요소도 없었다"고 부연했다.
이 지검장은 "이와 같이 안양지청 보고서를 당시 검찰총장께 보고하고 지휘 과정에 아무런 위법·부당한 점이 없었다는 사실은 당시 반부패강력부장이 작성한 업무일지에 상세히 기재돼 있고, 당시 반부패강력부 검사들도 명확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항변했다. 이 지검장은 업무일지 사본을 수원지검에 제출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2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김학의 사건 검찰 재이첩 결정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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