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석달 만에 14조원 수주…"목표 초과 달성 확실"
'수주 잭팟' 터지며 연간 목표 40.5% 달성
해운업 호황에 선가도 오름세
2021-03-30 05:41:13 2021-03-30 05:41:13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최근 연이어 '수주 잭팟'을 터뜨리며 올 1분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해운업이 살아나고 하반기 카타르의 대규모 선박 발주도 예정된 만큼 조선사들의 수주는 계속해서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009540)·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 국내 조선 3사는 1분기 약 123억달러 수주액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환율을 적용하면 한화로 13조9000억원을 넘어서는 금액이다. 조선 3사의 올해 합산 수주 목표액은 304억달러인데 벌써 40.5%를 채운 수준이다. 3사를 포함해 국내 전체 조선사들이 올 1분기 수주한 선박은 총 126척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 194척의 65%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수주 속도가 가장 빠른 건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6일 파나마 지역 선주로부터 1만5000TEU(6m짜리 컨테이너를 세는 단위)급 컨테이너선 20척을 2조8000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조선 역사를 통틀어 단일 선박 계약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이 계약 건은 당초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중국, 일본 조선소가 나눠 수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삼성중공업이 독식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한번에 20척을 주문받으면서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 42척, 51억달러 수주 실적을 달성하게 됐다. 이는 올해 목표인 78억달러의 약 65%를 채운 기록이다. 지난해 1분기 셔틀탱커 3척만을 수주해 목표 달성률이 3.6%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국내 조선 3사가 연초 수주를 이어가면서 1분기 연간 목표의 40% 이상을 달성했다. 사진/삼성중공업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도 계속해서 수주 실적을 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이 20척 수주 소식을 알린 날 대만 선사와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총 6370억원 규모로 수주했다고 밝혔다. 1분기 총 수주액은 54억달러(62척)로, 연간 목표 149억달러의 약 36%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등 다양한 선종에서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3사 중에서는 수주 속도가 가장 더디지만 대우조선해양도 성적은 나쁘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초 LNG 이중연료 추진 VLCC 10척을 포함해 현재까지 19척을 수주했다. 금액으로는 17억9000만달러에 달하며 올해 목표 77억달러의 23%를 채웠다.
 
물동량이 늘면서 해운업이 호황기에 접어들었고 지난해 카타르와 계약한 LNG선 100척 발주도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이면서 조선사들의 수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수익 지표인 선가 또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조선해운시황 조사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선가 지수는 지난 1월 15일 이후 10주 연속 상승해 현재 130.2포인트까지 올랐다. 선가 지수가 130포인트를 찍은 건 2019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컨테이너선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해 12월 75.4를 기록한 이후 올해 1월 76.4, 2월 77.4, 3월 82로 월평균 약 3%씩 상승하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컨테이너 선사들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통상 선가 지표는 2주 정도 후행이라 컨테이너 선가는 지속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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