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SK텔레콤(017670)이 5세대 이동통신(5G)·인공지능(AI) 기반의 새로운 방송 솔루션을 통해 미국 방송 시장에 진출한다.
SK텔레콤은 2일 제주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전파진흥협회 등과 함께 차세대 5G-ATSC 3.0 융합 방송서비스를 실증·시연했다. ATSC 3.0은 한국·미국·캐나다 등이 채택한 차세대 지상파 방송 표준으로, 영상·음성·데이터 등을 주파수에 실어 나를 수 있어 빠른 속도로 고화질 영상 전송이 가능하다.
SKT는 지난 2019년 6월 제주에서 미국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함께 달리는 차량 안에서 5G-ATSC3.0 방송서비스를 구현한 바 있다. 이후 제주테크노파크를 테스트베드 삼아 5G와 AI를 접목한 최신 방송서비스를 개발했다.
SKT·캐스트닷에라의 5G-ATSC3.0 융합 방송서비스 구성도. 사진/SKT
클라우드 기반 방송송출·초저지연 OTT…차세대 방송서비스 개발
SKT와 싱클레어의 미디어 테크 합작사 '캐스트닷에라'는 5G 클라우드, 모바일에지컴퓨팅(MEC), AI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방송서비스 개발에 성공했다. AI 업스케일러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HD 화질로 전송된 방송 영상을 제주도 행사장에 실시간 풀HD(HD 화질의 2배)로 변환해 ATSC3.0 TV로 수신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AI 업스케일러는 인공지능 학습 엔진의 빠른 연산처리를 통해 방송 영상의 해상도(HD→풀HD), 프레임 주파수(초당 30프레임→초당 240프레임), 색 영역(SDR→HDR), 포맷(ATSC1.0→ATSC3.0) 등을 향상했다. 캐스트닷에라는 연내 미국 싱클레어 방송국에서 이 기술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SKT가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을 적용해 관련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더불어 클라우드·MEC 기반 'ATSC3.0 방송용 가상화 플랫폼'을 통해 중앙에서 전국 방송국의 송출 시스템을 운용하고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술도 공개했다. 전국 통신망을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운용하는 SKT의 가상화 플랫폼 통신 기술이 방송 영역으로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기존에는 한 방송사 내에서도 각 지역 방송국마다 별도 전용 송출 장비를 구축해 담당 인력이 물리적으로 제어해야 했다. 가상화 플랫폼 기술이 도입되면 저렴한 범용 장비와 소프트웨어 시스템만으로도 중앙 통제·운용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초저지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술을 선보였다. 현재는 스마트폰 앱에서 라이브방송을 볼 때 TV보다 9초 이상 늦게 전송된 영상을 보는데, 이 지연 시간을 0초로 줄이는 기술이다. TV 프로그램 중간 광고 시간에 OTT 사용자별 개인 맞춤형 광고를 삽입하는 솔루션도 공개했다. 또한 ATSC 3.0 방송 주파수에 GPS 측위 보정 데이터를 실어 비행 중인 드론에 전송하는 고정밀 위치정보서비스도 시연했다. 현재 GPS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비행하는 드론의 거리인식 오차범위는 1~2m 수준인데 보정 데이터를 통해 이를 10㎝까지 줄였다.
박경모 캐스트닷에라 CTO가 5G-ATSC3.0 융합 방송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SKT
SKT, 연내 한·미 방송 시장 진출
SKT는 캐스트닷에라를 통해 이번에 공개한 미디어 플랫폼 기술을 한국, 미국 방송국에 연내 공급·적용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재개해 미국 싱클레어 주요 방송국에 ATSC3.0 기반 솔루션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ATSC 3.0 방송 환경에서는 방송 주파수를 통해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고, 방송망과 통신망의 이종 결합도 가능하다. 캐스트닷에라는 기술 개발에 동참한 카이미디어, 에이티비스, 디지캡 등 국내 20여개 미디어 강소기업과 함께 수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윤 SK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5G, AI, 클라우드 기술이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며 "SKT의 기술과 싱클레어의 서비스 경쟁력이 결집된 캐스트닷에라가 전세계 미디어 테크 솔루션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연회는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지상파 UHD방송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과 연계된다. 지상파 UHD 방송 표준인 ATSC 3.0 기술을 기반으로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지상파 차세대 방송서비스를 선보인다. 국내외 20여 기업이 참여해 다채널방송(MMS), 재난경보, 지상파 VOD 등과 끊김없는 이동방송, 고정밀 위치 정보 서비스(RTK) 등을 시연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상파방송은 기술발전에 따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큰 변화를 거쳤고, 이제는 ATSC 3.0이라는 기술을 통해 차세대 방송으로 도약을 추진할 시기"라며 "지상파 방송사뿐 아니라 방송장비산업의 성장을 위해 차세대 지상파 방송의 성장 동력 마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은 "급변하는 방송통신 환경에서 무료 보편서비스인 지상파 방송이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길은 국민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다양한 혁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하며 방송 산업이 성장할 수 있게 지상파 방송사의 혁신 기반 마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김윤 SKT CTO 등이 5G-ATSC3.0 융합 방송서비스 시연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SKT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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