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단기금융시장(만기 1년 미만)이 36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환매조건부매매(RP), 기업어음(CP) 증가폭은 지난해와 비교해 둔화세를 맞았다. 특히 단기사채는 5조7000억원이 줄어드는 등 2013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0년 단기금융시장 리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단기금융시장 규모는 363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조3000억원(2.3%) 늘었다. 이는 직전년의 52조9000억원(17.5%)보다 성장세가 둔화된 것이다.
단기금융은 콜, RP, CP, 양도성예금증서, 기업어음, 단기사채 등 통상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으로 CP시장을 중심으로 금리가 상승하고 거래가 위축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 한은 기준금리 인하 및 정책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 등으로 안정을 찾았으나 성장세는 둔화됐다"며 "이후 거래가 회복되고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시장별로 보면, CP 발행잔액은 18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9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1년 전 증가폭(24조1000억원)에 비해 크게 축소된 것이다. 특히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직전년 26조20000억원 증가에서 지난해 3조40000억원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단기사채는 5조7000억원 감소한 48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단기사채 감소는 2013년 제도 도입 이후 첫 감소다. 증권사가 RP 등 다른 수단으로 자금조달을 확대되고 있는 점이 요인으로 지목됐다.
아울러 코로나에 따른 신용 경계감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한 규제 강화 등으로 유동화 단기사채(ABSTB)뿐만 아니라 일반기업, 금융기관 단기사채가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도 3조3000억원 감소한 10조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RP거래 규모는 106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조8000억원 늘었으나 증가폭이 전년(17조2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담보부족, 증권사 채권형 헤지펀드 감소 등으로 증권사의 RP매도 증가세가 둔화된 탓이다. 다만 콜시장은 1조8000억원 감소하던 것이 6000억원 규모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단기금융시장 규모는 363조2000억원에 달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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