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최근 한달간 활황을 이어간 코스닥이 약 21년만에 종가 기준 1000선을 돌파했다. 금리 안정세에 외국인과 기관이 바이오와 콘텐츠 등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천스닥' 달성의 디딤돌로 작용했다.
12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1.26포인트(1.14%) 오른 1000.6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에서 7000억원어치를 팔고 나온 것과 달리 코스피 시장에서는 각각 362억원, 1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으로는 1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00년 9월14일(1020.70) 이후 약 20년7개월 만이다. 코스닥은 지난 한단간 오름세를 보이며 연초 하락분을 회복했다. 지난 3월9일 877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이후 상승 전환해 한달여 만에 1000을 회복했다. 지난 1월16일에는 장중 1007.52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가총액도 크게 늘었다. 이날 코스닥 시총은 411조1000억원으로 마감하여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0년 말 29조원 수준보다 14배 가량 늘었다.
최근 코스닥 강세의 배경에는 바이오 섹터와 언택트(비대면) 수혜주인 게임·콘텐츠 업종이 있다. 코로나19 백신 투입으로 바이오 주가는 약세를 보였으나 미국 암연구학회(AACR) 등을 앞두고 최근 투심이 되살아났다.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는 AACR에 지놈앤컴퍼니, 압타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 업체들이 참석해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로 진단키트 제조업체
씨젠(096530)의 주가도 이날 4% 이상 급등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IT·전통산업 위주의 시장구조에서 바이오, 2차전지, 5G 등 코로나 이후 산업주도 예상 업종으로 코스닥 주력 업종이 크게 변화했다"며 "혁신성장산업의 비중 확대가 코스닥 지수 1000포인트 회복의 주요 특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는 개인 순매수에 힘입어 소폭 상승해 3130선으로 마감했다. 지난 주말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관 중 연기금은 122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지난 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내 주식 비중 허용한도를 종전보다 1%포인트 늘리기로 결정해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이 순매수로 돌아설지 주목됐지만, 연기금은 19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코스피 대형주 중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전 거래일보다 2만8500원(11.97%) 급등한 2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놓고 미국에서 법적 분쟁을 벌였으나, 양측은 전날(11일) 국내외 관련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하는 등 전격적으로 갈등을 봉합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3131.88)보다 3.71포인트(0.12%) 오른 3135.59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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