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쌍용자동차가 2011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서 졸업한 후 10년만에 다시 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쌍용차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법원은 법정관리인으로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부장(전무)을, 조사위원으로는 한영회계법인을 선임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3개월 동안 절차 개시를 보류하는 자율구조조정지원프로그램(ARS)도 함께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올해 2월28일까지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했다. 법원은 기한이 경과하자 3월31일까지 투자자와의 협의 결과를 보정하도록 명령했지만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자 15일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쌍용차는 HAAH와 투자협상이 지연되고 있지만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제반 여건을 고려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전기버스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 이륜차업체 케이팝모터스 등이 인수의사를 나타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인가 전 M&A 방식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법원의 M&A 준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자와 보다 신속한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쌍용차가 10년만에 다시 법정관리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사진/쌍용차
쌍용차는 지금까지 인수협상에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했던 HAAH와의 협상지연 문제를 차단하고 공개입찰을 통한 다수의 인수후보자 간의 경쟁을 유도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M&A를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법원과 협의해 최단 시일 내에 M&A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회생절차의 조기 종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7년 653억원에서 2020년 449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동안 누적 영업손실 금액은 8600억원에 달한다. 또한 쌍용차 인수 시 납입해야 하는 3700억원 규모 공익채권도 걸림돌로 거론된다. 이에 따라 쌍용차가 조만간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2009년 회생절차에 들어서면서 2600여명을 구조조정 한 바 있다.
한편, 정용원 관리인은 “채권자들의 권리보호와 회사의 회생을 위해서는 정상적인 조업이 관건”이라면서 “협력사들과 협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생산을 재개하고 차질 없는 애프터서비스(A/S)를 통해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따른 고객불안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완전 자본잠식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조치로 평택공장 외 165개 필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실시해 자산 및 자본 증대효과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재평가 결과 해당 토지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재무제표 기준 4025억원에서 681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이의신청서를 지난 13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고, 부여받은 개선 기간 내 투자자 유치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상장폐지 우려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1월부터 4월까지 임금 50% 반납과 복지후생 중단, 비핵심자산 매각 등 선제적인 자구노력과 고강도 경영쇄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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