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SK텔레콤(017670)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SK하이닉스(000660)에 우호적인 투자 여건이 조성될 전망이다. 업계는 메모리 분야 호황과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 사태가 맞물려 있는 만큼 SK하이닉스가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유무선통신회사(SKT 존속회사)와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자산을 보유한 투자전문회사(SKT 신설회사·중간지주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 이번 결정으로 SK하이닉스는 반도체와 ICT 자산을 보유한 중간지주사로 재편된다.
주목할 점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비통신 부문인 SK하이닉스의 경영 효율화, 투자 여건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인수합병(M&A)을 하려면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했기 때문에 그동안 투자에 제약이 따랐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 이후에도 SK하이닉스는 여전히 지주사인
SK(034730)(주)의 손자회사로 남게되지만, ICT투자회사가 SK(주)의 자회사인 만큼 투자가 한결 수월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석희 CEO가 주주총회에서 파이낸셜스토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특히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이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2분기 서버 D램 가격이 전분기대비 20% 이상 성장하고 모바일 D램과 낸드 가격도 각각 5%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이 기세를 몰아 D램과 낸드 사업 경쟁력을 공고히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말 열린 주총에서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기반으로 D램과 낸드 양 날개를 펼쳐 회사의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SK하이닉스가 당장 공격적인 M&A에 나서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회사는 10조원 규모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라는 당면 과제가 있다. 1차 계약 클로징 시점인 올해 말까지 8조원을 지급하고 2025년 3월에 2조3000억원을 추가로 내면 인수가 마무리된다.
이렇다 보니 SK하이닉스는 일단 당면한 과제를 마무리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석희 사장은 지난 16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M&A 계획에 대해 "지금은 그런 것은 없다"며 "인텔(낸드 사업부 인수)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 보였다.
업계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M&A 추진이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으로 하이닉스는 M&A, 설비 투자를 더욱 활발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인텔 사업 인수를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투자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