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의원직 유지… '경찰 겸직 출마' 논란 종결(종합)
사표 수리되지 않은 공무원 정당가입 관련 대법 첫 판결
2021-04-29 11:27:16 2021-04-29 11:27:16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지난해 4.15 총선에서 경찰 공무원 신분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선무효소송에서 승소해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로써 황 의원에 대한 겸직 출마 논란은 종결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9일 이은권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황 의원을 상대로 낸 국회의원 당선무효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이는 공무원이 공직선거 후보자가 되기 위해 사직원을 제출했으나 수리되지 않은 경우 정당 추천을 위한 정당 가입 및 후보자등록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한 최초의 판례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53조 1항에서 정한 기한 내 사직원을 제출했다면 공직선거법 53조 4항에 의해 그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사직원 접수시점에 그 직을 그만 둔 것으로 간주되므로 이후 정당 추천을 받기 위한 정당 가입 및 후보자등록을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공직선거법 53조 4항은 공무원이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법정기한 내 사직원을 제출하고 직업공무원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표시했음에도 소속기관장이 사직원 수리를 지연하거나 거부할 경우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는 것을 방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황 의원의 사직원 제출 시점을 그만 둔 시점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또한 "후보자 등록 당시까지 사직원이 수리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후보자등록에 공직선거법 52조 1항 제5호, 9호 또는 10호를 위반한 등록 무효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선거 출마를 위해 경찰청에 의원면직을 신청했지만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비위 관련 조사·수사를 받는 공무원은 대통령 훈령인 '공무원비위사건 처리 규정'상 의원면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시 황 의원은 지난해 1월 청와대 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대통령 훈령인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 규정'에 따르면 비위 관련 조사·수사 중인 공무원은 의원면직이 불가능하다. 검찰은 황 의원을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그럼에도 황 의원은 경찰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채로 지난해 4월 총선에 출마해 이 전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황 의원은 21대 국회 임기 시작 하루 전날 경찰청으로부터 '조건부 의원면직' 처분을 받아 임기를 시작했다. 경찰청에서 황 의원이 선거개입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 의원면직 효력을 상실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겸직을 금지한 국회법 위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일단 의원면직을 해주되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황 의원의 경찰 신분을 회복시켜 징계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 전 의원은 황 의원이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5월 대법원에 당선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 이 전 의원의 청구를 기각했다.
 
국회의원 당선무효 소송은 선거무효 소송 등과 함께 사안이 중대한 만큼 대법원에서 단심제로 진행된다.  
황운하 열린민주당 의원(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이 2019년 12월9일 오후 대전시 중구 대전시민대학에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라는 제목의 저서 출간을 기념하는 북 콘서트를 열고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을 둘러싼 자신의 입장 생각 등을 밝히며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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