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한국거래소가 쿠팡과 같은 해외 증시 이탈을 막기 위해 국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들의 국내 상장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29일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진행된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에서 "이들을 우리 시장에 붙잡아둬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떨어졌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마켓컬리, 네이버웹툰, 두나무 등을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으로 꼽았다.
손 이사장은 "쿠팡의 뉴욕 상장은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시장 경계가 점차 허물어짐을 의미한다"며 “언어 차이와 상장 비용 문제도 해외 상장을 막는 근본적이 장애물은 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2, 제3의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자본시장이 국내 유니콘 기업에 불리한 점은 없는지, 기업공개(IPO) 절차나 제도에 개선할 점은 없는지 원점에서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니콘 기업이 미국 증시로 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 시장에서 제 몸값을 받겠다는 계산에 따라 비싼 상장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해외 진출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손 이사장은 국내 유니콘 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위해 창업자와 2대, 3대 주주의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이 적극 활용되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차등의결권이 도입되기 전에도 창업자의 경영권 관리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차등의결권 도입 여부에 대해선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조만간 바람직한 합의가 도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진/한국거래소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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