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홈플러스 노동자 집단삭발식…"폐점 매각 중단·고용 보장" 촉구
노조 "폐점 전재 매각은 전형적 부동산 투기…인력 감축으로 노동 강도 증가"
홈플러스 "인근 점포 전환 배치로 고용보장 이뤄지고 있어…자연 감소 인원"
2021-05-13 16:11:40 2021-05-14 16:50:29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13일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폐점 매각 중단과 고용안정 보장을 촉구하며 집단삭발식을 진행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삭발식에는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과 주재현 홈플러스지부 지부위원장, 수석부위원장과 사무국장, 전국의 지역본부 본부장 7명 등 11명의 노동조합 지도부들이 참여했다.
 
정 위원장은 참가자 결의 발언에서 "우리의 땀과 노력으로 성장시킨 홈플러스를 MBK가 산산조각 내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면서 "홈플러스 노동자와 MBK와의 싸움은 MBK가 홈플러스를 떠나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전국 매출 최상위권 매장인 안산점과 부산가야점 등이 폐점될 위기에 처했을 뿐 아니라 수천명의 직원들이 고용불안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MBK가 지난해부터 자행하고 있는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은 부동산개발이익을 노린 전형적인 부동산투기"라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삭발식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홈플러스 폐점 매각 중단'과 'MBK의 홈플러스 철수'를 촉구하는 경고장을 MBK 측에 전달했다.
 
이날 노조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발생한 5조원 가량의 과도한 차입금과 이자 비용으로 홈플러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노조 측은 홈플러스의 영업이익 대부분이 MBK 이자 비용으로 지급됐으며, 홈플러스의 경영 위기에 대한 책임은 매입당시 차입한 비용에 대한 이자를 홈플러스에 떠넘기고 있는 MBK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MBK가 홈플러스 영업이익으로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갚아왔다면, 인수 차입금은 홈플러스 부동산과 자산을 팔아 갚아왔다"면서 "2016년부터 2020년 2월 말까지 홈플러스 장단기차입금 총 2조1437억원이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MBK와 경영진이 추진하고 있는 알짜매장 매각과 관련해 "해오던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이 아니라 폐점을 전제로 한 것이라 매우 악질적'이라면서 "사모펀드의 이윤 극대화를 위해 알짜매장을 폐점매각한다는 것은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마저 내팽개친 반노동행위"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MBK 인수 이후 감축된 직영직원과 간접고용 직원을 합치면 약 9000명에 가까운 인력이 줄어 현장 직원들의 노동강도가 증가했다고도 했다. 이들은 "인력감축으로 발생한 심각한 문제는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강제전환배치가 자행되고 기형적인 통합운영이 도입되면서 현장의 노동강도는 물론 직원들의 스트레스와 불만이 매우 높아졌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노조 측의 고용 불안 주장과 관련해 "자산유동화 과정에서 근무 직원을 인근 점포로 전환 배치 시 여러 차례 희망 점포와 관련한 면담을 진행했으며 고용보장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원 감축과 관련해선 "정년퇴직과 이직 등 자연 감소 인원이 대부분"이라면서 "일례로 대전 탄방점의 경우 거주지를 옮긴 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세종과 대전 인근으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도 인금단체협약(임단협)도 지난해부터 노사가 여러 차례 협상에 나섰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취임한 이제훈 홈플러스 신임 사장은 심화하는 노사 갈등을 풀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이 사장은 바이더웨이, KFC코리아, 카버코리아에 대표를 맡는 등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췄으나 이 회사들에 노조가 없어 노사 합의안 도출 경험은 없다. 
 
이 사장은 취임 첫날 '취임식' 행사를 하루 뒤로 미루고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을 방문했다. 그는 다음날 언택트로 진행한 취임사에서 "현장의 소식을 듣고, 현장을 돌아보고 모든 전략을 현장에 집중하겠다"며 현장 경영을 강조한 바 있다.
 
또, △오프라인 경쟁력 제고 △온라인 사업 강화 △ESG 경영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4가지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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