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반포한강공원 인근에서 실종 후 숨진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 사인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익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13일 "손씨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는 부검 감정서를 회신받았다"면서 "머리 두곳에 있는 좌열창은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로 보기 어렵다는 소견"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손씨에 대한 부검을 지난 2일 국과수에 의뢰했다.
국과수는 손씨의 대략적인 사망시점을 술을 마지막으로 마신 뒤 2~3시간 이내로 특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만 "마지막 음주 이후에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사망했다는 의미"라면서 "반드시 2~3시간 내에 사망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씨가 사망 하기 전 알코올 농도도 파악됐지만 해석상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경찰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와 A씨는 지난달 24일부터 25일 새벽까지 반포한강공원 인근 편의점에 3차례 방문해 360㎖ 소주 2병과 640㎖짜리 페트 소주 2병, 청하 2병, 막걸리 3병 등 모두 9병을 구매했다. 그러나 경찰은 "구입한 술을 다 마신것은 분명히 아니다. 누가 얼마나 더 먹었는지는 판독 중"이라고 밝혔다.
손씨가 A씨와 함께 있다가 사라진 시점도 특정됐다. 이날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두 사람은 사건 당일인 지난 4월25일 오전 3시38분까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여러 목격자들의 일치된 진술로 확인됐다. 경찰도 통화기록 확인을 통해 A씨가 당시 어머니와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때 A씨가 사용한 휴대폰은 본인 것이었다.
민간 잠수사들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고 손정민군 친구 A씨의 휴대전화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은 이와 함께 당일 오전 4시20분 A씨가 공원 잔디끝 경사면에 누워 잠들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손씨와 함께 있던 돗자리로부터 10m쯤 떨어진 곳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가방을 메고 잔디 끝 경사면에 누워 잠들어 있는 장면을 본 목격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A씨를 깨웠다"고 설명했다.
이 목격자는 비슷한 시간에 자신의 일행 중 없어진 친구를 찾고 있었고, A씨를 발견한 뒤 다가가 깨웠다는 것이다. 경찰은 "당시 목격자는 노알콜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나 이 목격자가 A씨를 깨울 당시 손씨는 그 자리에 없었다. 목격자 도움으로 잠이 깬 A씨는 이때부터 귀가를 시작해 오전 4시50분쯤 집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에 도착한 A씨가 가지고 있던 휴대폰은 손씨의 것이었다. A씨가 사건 당일 오전 3시37분쯤 자신의 어머니와 본인 휴대폰으로 전화를 한 이후 휴대폰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는 4월25일 오전 3시38분부터 4시20분 사이의 손씨 행적을 추적하는데 집중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시간대를 재구성할 수 있는 몇가지 중요한 제보가 있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조사한 목격자 등은 A씨 가족들을 포함해 20명에 가깝다.
손씨와 A씨가 다퉜을 것이라는 일각의 추정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그런 (제보 또는 목격)내용은 없다"면서 "다만, 당일 오전 3시38분 이후 목격자 나타날 수 있으니까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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